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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바이든이 후보 사퇴한다면? 이렇게 진행될 겁니다 [스프]

[뉴스페퍼민트] 민주당은 "공개 전당대회"를 열 수 있을까 (글 : 송인근 뉴스페퍼민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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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없지만, 한국인에게 필요한 뉴스"를 엄선해 전하는 외신 큐레이션 매체 '뉴스페퍼민트'입니다. 뉴스페퍼민트는 스프에서 뉴욕타임스 칼럼을 번역하고, 그 배경과 맥락에 관한 자세한 해설을 함께 제공합니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해 한국 밖의 사건, 소식, 논의를 열심히 읽고 풀어 전달해 온 경험을 살려, 먼 곳에서 일어난 일이라도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부지런히 글을 쓰겠습니다. (글 : 송인근 뉴스페퍼민트 편집장)
 

0702 뉴욕타임스 해설
지난 주말, 민주당 지지자들의 마음 상태를 표현하는 데 "패닉"보다 더 적절한 단어는 없었을 겁니다. 지난 목요일 밤, 이례적으로 전당대회를 치르기도 전인 6월에 두 후보가 맞붙은 대통령 후보 TV 토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최고령 대통령 조 바이든이 참담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는 늘 그렇듯 시종일관 거짓말을 일삼았습니다. 제대로 된 근거를 댈 수 없는 음모론 수준의 억지 주장에 기댄 말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런 트럼프를 앞에 두고도 조 바이든은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훨씬 적합하지 않은 사람으로 보였습니다. 나이 들어 노쇠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많은 준비를 했겠지만, 할 말을 기억해 내느라 잔뜩 찡그린 표정으로 애쓰는 장면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 끝에 꺼낸 말은 엉뚱한 말 또는 당혹스러운 말실수였습니다. 제대로 문장을 맺지 못한 경우도 너무 많았습니다.

전직 대통령 둘이 맞붙는 선거인 만큼 각자 집권했을 때 기록과 성적표를 두고 토론이 벌어질 거라 예상됐지만, 유권자들은 그보다도 과연 바이든이 다음 임기 4년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심각한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말 그대로 비상이 걸렸습니다. 선거까지 넉 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우리 당 후보에게서 도저히 덮기 어려운 치명적인 하자가 발견된 겁니다. 당 안팎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재선 출마를 포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습니다. 특히 민주당을 지지하거나 트럼프를 반대하는 언론들이 잇달아 바이든의 사퇴를 촉구하는 칼럼을 실었습니다. 뉴욕타임스의 간판 칼럼니스트 중 한 명인 토머스 프리드먼도 그랬습니다.
사실 뉴욕타임스는 기명 칼럼뿐 아니라 아예 사설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재선 출마를 재고하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관행을 깬, 이례적인 사건으로 가득하던 이번 대선에 흔히 보기 힘든 장면이 또 하나 추가된 셈입니다.

글을 쓰고 있는 7월 1일 월요일 오후 2시까지 바이든 대통령은 출마를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토론 이튿날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한 유세 중에도 "내가 더는 젊지 않다는 걸 잘 안다. 토론도 예전만큼 못 한다. 하지만 나는 누구보다도 대통령직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준비된 사람"이라고 힘주어 말했죠. 특히 질 바이든 여사를 포함한 바이든 대통령의 가족, 선거를 치르는 캠프의 수뇌부와 측근들, 의회의 민주당 원로 및 중진 의원 등 바이든이 가장 먼저 의견을 물을 만한 사람들은 대체로 여기서 물러나면 안 된다는 뜻을 전달한 걸로 보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스스로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지 않는 이상 민주당 내에서 대통령 후보를 교체하려는 시도가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미국 정치는 다른 무엇보다도 '견제와 균형'을 중시하고, 관습과 관행을 존중하는 규범을 거스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미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50개 주를 돌며 치르는 예비선거가 거의 다 끝났고, 민주당에서는 재선에 도전한 현직 대통령에게 유력한 정치인 누구도 도전장을 내밀지 않은 결과 바이든 대통령은 전당대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대의원의 95% 이상을 확보했습니다. 아무리 바이든의 건강 문제가 불거지더라도 본인이 끝까지 선거를 치르겠다고 하면 민주당에 허락된 선택지는 사실상 바이든으로 11월 대선에서 트럼프에 맞서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여론이 너무 좋지 않습니다. 토머스 프리드먼이 칼럼에 쓴 것처럼 "온 캠프가 달려들어 열심히 이번 토론을 준비했을 텐데, 그 결과가 지난 토론에서 보여준 바이든의 모습이라면" 바이든은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재선 출마를 포기해야 한다는 말에 많은 유권자가 동의할 겁니다.

특히 처음부터 민주당 지지자 중에 "바이든이 좋아서" 바이든을 찍겠다는 사람보다 "트럼프가 싫어서" 혹은 "트럼프의 폭정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바이든을 찍겠다는, 이른바 소극적인 지지자가 많았습니다. 토론을 본 민주당 지지자들은 바이든을 고집했다가는 "질 게 뻔한 선거"가 되리라는 걸 직감했을 테고, 충격과 공포에서 비롯된 걱정은 이미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바이든이 여론을 수용해 재선 출마를 포기할 경우 민주당은 어떻게 후보를 교체할 수 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다만 바이든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생각할 필요도 없는 시나리오라는 점을 한 번 더 말씀드립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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