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이 난 공장에는 유해화학물질도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화재 이후 그게 혹시 주변으로 퍼지지는 않았을까 걱정이 있었는데, 환경부는 조사 결과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현장 측정 기록을 입수해 봤더니 일부 유독 물질은 불이 나고 4시간이 훨씬 지난 뒤에야 처음 측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내용은 장세만 환경전문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배터리 공장 상공을 가득 뒤덮은 짙은 연기,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 매연의 상당량은 현지 주민들에게 돌아갑니다.
[박동훈/ 목격자 : 연기 말도 못 해요. 말로 표현을 못 해요. 눈도 침침하고 목도 컬컬하고 그러는데 안 당해본 사람은 몰라요.]
더 큰 걱정은 매연과 함께 유해 물질의 유출 가능성입니다.
환경부는 화재 직후부터 현장에 출동해 유출 농도를 측정했습니다.
하지만, 검출량이 극히 미미해 이번 화재를 관련법상 '화학사고'로 분류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환경부의 현장 모니터링 기록을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불이 난 것은 오전 10시 반이었는데, 첫 번째 측정은 1시간 45분이 지난 뒤 이뤄졌습니다.
그것도 아리셀이 사용한 5가지 유해화학물질 가운데 톨루엔과 메틸에틸케톤, 2가지만 측정했습니다.
가장 위험성이 큰 것은 '염화티오닐'이었는데, 오후 3시 11분 첫 측정이 이뤄졌습니다.
화재 발생 후 4시간 40분이 지나서였습니다.
화재 직후에 현장에서 날아온 유해 물질량은 알 길이 없는 셈입니다.
[화학사고 전문가 : 계측기 같은 것도 굉장히 농도 측정할 수 있는 민감도가 떨어지는 것들로 그냥 측정해서 그 연기 안에 뭐가 있는지 사실을 분석하기 굉장히 어려워요.]
환경부는 첫 출동 당시 염화티오닐 측정 장비를 지참하지 않았고, 다른 곳에서 가져오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습니다.
화학사고로 분류되면 주민 건강과 인근 수질, 자연생태 등에 미치는 영향을 최대 1년간 조사하도록 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화재의 경우 화학 사고로 분류되지 않았더라도 배터리 공장 화재라는 특성을 고려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영상편집 : 윤태호,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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