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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화 위험 요소 곳곳에…대피 훈련도 미흡"

<앵커>

이번 화재는 최근 비가 내리면서 습해졌던 날씨가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높은 걸로 추정됩니다. 이렇게까지 인명피해가 컸던 건
안전 사고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이태권 기자입니다.

<기자>

작업장 바닥에 쌓여 있던 배터리 상자에서 시작된 화재, 전문가들은 우선,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있던 배터리를 옮기는 과정에 고온다습한 날씨의 영향을 받아 결로가 생겼을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최현호/한국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배터리에) 수분이 유입되거나 온도가 높아지면 셀이 내부 반응에 의해서 압력이 올라가거든요.]

3만 5천 개라는 다량의 배터리를 쌓아 보관한 만큼 무게나 압력이 원인이 됐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박재성/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분리막이 훼손이 돼서 양극과 음극이 접촉이 돼서 과열로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배터리 셀 자체가 불량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실제 지난 22일에도 해당 공장에서 제품 불량으로 인한 화재가 있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박중원/아리셀 본부장 : 작업자가 그 불량셀을 별도로 빼놓은 셀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전해액이라는 물질을 주입하는 공정에서 온도가 급상승하는 것을 스스로 알아채서….]

평소 업체의 안전교육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커지고 있습니다.

화재 당시 평소 직원들이 드나들던 출입구 쪽에 대량의 배터리가 쌓여 있었고, 여기에 불이 나면서 대피 통로가 막혔습니다.

반대편에 비상구가 있었지만, 순식간에 연기가 들어차면서 입구를 찾기 힘들었을 걸로 보입니다.

불이 나자 배터리가 잇달아 폭발하는데도 직원들이 대피하지 않고 배터리 상자를 옮기는 모습도 CCTV 화면에 담겼습니다.

[최현호/한국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대피에 대한 훈련도 안 돼 있고, 훈련 부주의의 상태가 현장에서 고스란히 보입니다.]

지난 2019년 이 업체에서 리튬을 기준치보다 23배 초과해 보관하다가 적발된 적도 있어 업체가 안전 관리 의무를 준수했는지 조사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이준호·최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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