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북부 국경 지대에서 레바논 헤즈볼라와의 무력충돌이 격화하면서 가자전쟁 군사 작전에 변화를 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가자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의 주요 전투작전이 거의 끝나감에 따라 장기적인 '반란 진압 작전'(counterinsurgency campaign)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가자지구와 맞닿은 국경과 2개의 주요 통로에 군을 주둔시키며 정보에 기반 한 급습과 공습을 포함한 저강도 작전으로 하마스 궤멸 작전을 이어가고, 가자지구 투입 병력을 헤즈볼라의 위협이 점증하는 북부 국경 지대로 보낸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아사프 오리온 선임연구원은 이런 계획에 대해 "고급 기동부대, 기갑 사단, 정규 보병여단, 항공정찰 및 타격 준비자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전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에이머스 호크스타인 백악관 선임고문과 만나 "이스라엘은 군사적으로나 외교적으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군사작전 전환에 대해 "모든 전선에서 발전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전쟁의 첫 번째 단계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단행된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 침공이라고 밝혔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하마스의 군사력과 가자지구 통치력을 궤멸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지상 작전입니다.
이스라엘이 전환을 꾀하는 세 번째 단계는 '게릴라 소탕전'으로 보입니다.
남아있는 하마스 지도부와 무장병력을 겨냥한 병력 집약적이지 않은 소규모 급습과 공습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3일 저강도 전투로의 전환이 곧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헤르지 할레비 참모총장 역시 같은 날 가자지구 남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하마스의) 라파 여단을 해체했다고 말할 수 있는 시점에 분명히 다가서고 있다"며 라파에서의 고강도 군사작전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이러한 태세 전환이 미국이 주도하는 휴전 협상 진전이나 가자지구 거버넌스 구축 등 전후 계획 수립 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분쟁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타하니 무스타파 선임 팔레스타인 분석가는 "이스라엘의 전략이 '공격 후 이동'에서 '가자지구 주둔'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하마스가 통치 주체로서 재건을 시도할 때마다 군사력으로 해당 지역을 봉쇄하고 가끔 군사 활동을 급증시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무스타파 분석가는 또 "이스라엘이 완전히 독립된 민간의 통치를 허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기껏해야 구호단체에 의해 운영되는 제 기능을 못 하는 거버넌스 정도"라고 덧붙였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도 전날 이스라엘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하마스 궤멸 전에 전쟁을 끝내는 휴전 협정에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이후 성명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휴전안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아울러 새로 구성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자지구를 운영하도록 하자는 미국과 주요 아랍국가를 포함한 이스라엘 우방들의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