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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 유럽 두 번째 '평화의 소녀상'…일본 항의에도 예정대로 제막식

이탈리아에 유럽 두 번째 '평화의 소녀상'…일본 항의에도 예정대로 제막식
▲ 이탈리아 사르데냐섬 스틴티노 해안가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지중해를 바라보는 이탈리아 사르데냐섬의 바닷가 휴양지에 이탈리아 첫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됐습니다.

현지시각 22일 사르데냐섬 스틴티노 해안가에서 열린 제막식 행사에는 지역 정치인들과 여성단체, 시민단체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해외에 설치된 14번째 평화의 소녀상으로, 유럽에서는 독일 베를린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고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전시 성폭력이 중단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조형물입니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리타 발레벨라 스틴티노 시장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제안을 전격 수락해, 스틴티노 시청 근처 바닷가 공공부지에 소녀상을 건립했습니다.

소녀상 옆에는 '기억의 증언'이라는 제목 아래 긴 비문이 별도의 안내판으로 설치됐습니다.

비문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수많은 여성을 강제로 데려가 군대의 성노예로 삼았다는 내용 등이 적혔습니다.

현지 언론은 스즈키 사토시 주이탈리아 일본 대사가 제막식 연기를 요청했지만, 발레벨라 시장은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발레벨레 시장은 "오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전쟁 중에 여성에게 가해진 폭력"이라며, "지금 이순간 우리가 기념하는 한국의 여성 피해자들은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아프리카 등 전쟁 폭력으로 고통받는 전세계 여성을 대표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비문 문구가 사실과 다르다고 한 일본측 주장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제막식에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발레벨라 시장이 소녀상 비문 문구의 편향성을 인정하고 한일 양국의 입장을 병기하는 내용으로 교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발레벨라 시장은 일본대사를 만났을 때 비문 변경을 언급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비문을 고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일본이 계속 압박과 여론전을 펼칠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이 곳 소녀상 문제를 둘러싸고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은 남아있습니다.

이탈리아보다 앞서 유럽 최초로 독일 베를린에 설치된 소녀상은 현재 철거 위기에 처한 상태입니다.

(사진=정의기억연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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