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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북, DMZ 인근에 장벽 건설"…위성사진 공개

영국 BBC "북, DMZ 인근에 장벽 건설"…위성사진 공개
▲ 전선지역에서 교량 공사 중인 북한군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 내 담벼락을 설치하고 도로를 까는 등의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영국 BBC 방송이 DMZ 지역 위성사진을 공개했습니다.

BBC는 최근 DMZ 지역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한국과 경계선 근처에 장벽으로 보이는 구조물을 건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위성사진에는 북한이 DMZ 내부 땅 정지(整地) 작업을 한 모습도 나타나는데 한국과의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일 수 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BBC 검증 전담팀은 남북한 경계 7㎞ 구간에 대한 미 상업위성 업체 플래닛 PBC에 고해상도 위성 사진의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사진에서 DMZ 동쪽 끝 약 1㎞에 걸쳐 DMZ 근처에 최소 3개의 구간에서 장벽이 세워진 것으로 보입니다.

경계선을 따라 장벽이 추가로 건설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건설이 시작된 정확한 날짜는 분명하지 않지만 지난해 11월 촬영된 사진에서는 이런 구조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DMZ 북한 통제 지역 내에서 토지 정지 작업이 이뤄진 증거도 포착됐습니다.

DMZ 동쪽 끝 지역을 찍은 최근 위성사진을 보면 진입로가 새로 만들어진 듯한 모습입니다.

BBC는 자체 지도작성법 연구를 바탕으로 북한 통제 DMZ 구역 경계를 그렸기 때문에 다른 지도와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DMZ 내 토지 정지 작업이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DMZ 내 구조물 건설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사전 협의가 없었다면 이는 정전협정 위반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유럽·국제학 연구 책임자 라몬 파체코 파르도 박사는 "북한이 장벽을 설치한 것은 한국의 공격을 막기 위한 게 아니라 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기 위해서"라고 해석했습니다.

옥스퍼드대 한반도 연구원 에드워드 하월 박사 역시 "북한은 미국이나 한국과 협상을 원한다는 시늉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최근엔 일본의 대화 시도를 거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월 박사는 "북러 관계 개선으로, 올해 남북한 간 도발 행위가 늘어난다 해도 놀 랄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5일 우리 군의 한 소식통은 "북한군이 최근 군사분계선(MDL)과 DMZ 북방한계선(군사분계선 북쪽 2㎞ 선상) 사이에 담벼락을 세우고 땅을 파고, 도로를 건설하는 등의 작업을 일부 지역에서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지난 9일 북한군 수십 명이 MDL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에 물러났던 일도 담벼락 공사 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군은 어제(20일)에도 또다시 MD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에 북으로 돌아갔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연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 관계를 "두 교전국 관계"라고 선언한 뒤 경의선, 동해선, 화살머리고지 전술도로 등 남북 간 연결된 3개 도로 모두에 지뢰를 매설하는 등 남측과의 물리적 연결을 끊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냉전 시대 베를린 장벽을 떠올리게 하는 긴 장벽을 휴전선을 따라 설치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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