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44명에 달하는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도 않았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습니다.
그런데 가해자로 지목돼 신상이 폭로된 남성이 자신이 가해자가 맞다며 자필로 쓴 사과문을 올리고 나섰습니다.
사건이 다시 주목받은 이후 처음 공개된 사죄인데요.
두 장 분량의 자필 사과문입니다.
한 유튜버가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됐던 남성으로부터 받았다면서 공개했는데요.
"20년 전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입니다"라고 시작하는 편지에는, "온라인에 퍼진 판결문 정보가 맞다"며 자신은 "당시 특수 강제추행 혐의로 소년 재판에 넘겨져 1호, 3호 처분을 받고 사회봉사를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또 "당시 고등학생으로서 어리석고 바보 같은 행동으로 피해자분께 평생 지워지지 않을 죄를 지었다"고 밝혔는데요.
덧붙여 "당시 사건이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문제가 될 거라 생각지 못했고 허송세월 흥청망청 살다 보니 40이 다 돼가는 나이가 됐다"고 했습니다.
이 남성은 "피해자분 몰래 합의금 명목 삼아 후원하면서 살아가겠다"며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밀양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정 후원'으로 2백만 원을 기부한 영수증을 인증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난 13일부터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위한 온라인 모금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측은 앞서 유튜버들의 신상 폭로 영상이 게시된 후 일부 가해자 가족들이 상담소로 여러 번 연락해왔지만, 이걸 "진심 어린 사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김혜정/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지난 13일, 기자간담회) : 저희 한국성폭력상담소에도 연락해오는 가해자 가족이 있는데, 정말 진심 어린 사과의 계기나 시점으로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이것이 어떤 자발적이고 진정한 자기 성찰이나 사과의 시기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한편, 가해자로 지목된 또 다른 남성은 밀양의 한 공기업에 근무하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었는데요.
신상 폭로 파장이 이어지면서 결국 이번 주 초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영상편집 : 문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