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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엔저 후폭풍 올까…일본 직장인들이 고통스러운 이유 [스프]

[교양이를 부탁해] 한국 직장인과 일본 직장인, 누가 더 잘 살까 - 이창민 한국외대 일본학과 교수

스프 교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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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양이 노트
- 경기가 좋아졌다? 관건은 중소기업 임금
- 고물가에도 일본이 금리를 못 올리는 이유
- 누가 더 잘 살까? 일본 직장인 vs 한국 직장인
- 무역수지 적자가 더 커지고 있는 일본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아티클입니다> 
일본에 '원코인 런치'라고 있었잖아요. 500엔짜리 동전 하나로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 되게 많았는데 원코인 런치가 사라졌어요. '일본에서 음식값이 이렇게 올랐다고?' 기름값 오르고 식량 가격 오르고 이것저것 다 오르는데 내 월급은 생각보다 오른 것 같지는 않고. 왜냐하면 일본이 물가가 오르는 거에 비해서 임금 오르는 속도가 늦어서 실질임금은 지금 하락했거든요. 그러니까 일본에 살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들은 좋은 게 별로 없죠.

사실 일본이 30년 동안 명목임금과 실질임금이 크게 변하지 않은 이상한 나라이거든요. 실질임금이 변화하지 않았다는 거는 구매력 그다음에 생활 수준이 계속 하락을 했다는 뜻이죠. 이거는 일본 말고 한 나라가 더 있습니다. 이탈리아가 그래요. 그런데 명목임금이 큰 변화가 없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일본이 유일합니다.

명목임금이 변화가 없다는 건 어떤 뜻이냐 하면 아버지가 직장에서 받은 초임 월급과 내가 직장에서 받은 초임 첫 월급이 금액적으로 비교가 가능하죠. '아버지 얼마 받으셨어요? 나하고 1만 원 차인데' 이게 가능하다는 얘기거든요. 30년이 지났는데 그렇죠. 일본이 실제로 90년대 중반에 대졸 초임 첫 월급이 한 20만 엔쯤 됐어요. 30년 동안 큰 변화가 없다가 2022년 돼서 21만 엔 됐고요. 올해 22만 엔 됐습니다.

그러니깐 뒤집어서 얘기하면 뭐냐 하면 작년과 올해에 엄청나게 오른 거예요. 그래서 아직까지 경기가 좋아졌다는 걸 체감하는 일본인은 없겠지만 그래도 뭔가 변하고는 있다. 주가도 오르고 물가도 오르고 임금도 오르기 시작하고 변하고 있다는 걸 체감하고 있을 겁니다.
 
이창민 교양이를 부탁해 

더 벌어진 임금 격차, 그래도 일본이 선순환 구조로 된 이유

얼마 전에 뉴스가 나왔는데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가 거의 2배 가까이 난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일본은 비교적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적은 걸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대기업을 100으로 하면 중기업이 한 85쯤 되고 소기업이 한 80쯤 돼요. 엄연히 격차가 존재하는데 이 격차가 존재하는 걸 언제 인지하기 시작했냐면 100년 전부터 인지했습니다. 그러니까 1920년대부터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에는 임금 격차가 존재한다라고 얘기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1920년대는 10년 정도에 걸친 장기 침체가 있었어요. 그래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가 이렇게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는데, 전쟁이 일어나면 경기는 살아나거든요. 경기가 살아나니까 임금 격차가 줄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전쟁이 끝나고 50년대쯤 침체가 오니까 다시 격차가 벌어졌다가 고도 성장기가 되면 다시 격차가 줄어듭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경기가 좋아지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가 줄어들고 경기가 안 좋아지면 벌어진다는 게 100년간의 규칙인데 그 100년 동안의 규칙이 지금 깨지고 있어요.

지금 일본의 경기가 좋아지고 있잖아요. 그런데 그 과거의 역사대로 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이 줄어야 되는데 지금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뭐냐면 대기업은 엔저로 인해서 영업이익이 좋아져서 임금 인상의 여력이 충분히 있는 걸로 우리가 알고 있어요. 하지만 중소기업은 조금 사정이 다릅니다. 중소기업 같은 경우는 외국에서 원재료를 수입해가지고 부품을 만들어서 대기업에 납품을 하잖아요. 원재료 가격은 지금 많이 올랐잖아요. 엔저 때문에 그리고 인건비를 올리면 납품 단가를 올려야 되잖아요. 그럼 그건 또 대기업하고 협상을 해서 대기업이 수용을 해줘야 되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 너도나도 임금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임금을 안 올리면 인력이 유출됩니다.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어요. 중소기업은 엔저 혜택을 크게 본 것도 아닌데 이 임금을 자발적으로 올리거나 아니면 이 목표액을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여력이 될까를 생각하면 쉽지 않겠다.

그래도 왜 중소기업의 임금 인상이 중요하냐면 일본 국민들 중에 대기업 다니는 사람은 한 30%고 중소기업 다니는 사람이 70%거든요. 그러니까 중소기업의 임금이 올라야지만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아졌다고 판단할 수 있는 거죠. 또 기업들이 일본에서는 가격 파괴 경쟁을 서로 했거든요. 가격을 올리면 아무도 안 사니깐 서로 누가 누가 싸게 만드느냐를 두고 경쟁을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일본의 그 물건 가격이 굉장히 스티키해서 잘 안 오르거든요. 그런데 정말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임금이 올라가면 물건값도 올릴 수 있습니다.
 
물건 가격이 오르면 그냥 올리기는 뭐 하니까 거기 조금 올리면서 부가가치를 조금 더 더하고 제품을 조금 더 좋게 만들고 뭔가를 개발하고 이런 경쟁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거든요. 그래서 지금 일본 경제를 놓고 보면 30년 만에 선순환의 구조로 들어가고는 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창민 교양이를 부탁해 

일본이 슈퍼 엔저가 된 이유

작년 춘투에서 3.58% 임금이 올랐어요. '역대급'이었거든요. 그것도 그런데 고민 끝에 이건 아직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대기업은 그 정도 올랐는데 중소기업이 한 2%대밖에 안 올랐어요. 그런데 경기가 좋다고 그랬잖아요? 비용이 견인하는 인플레이션이 된 거예요. 일본 경제가 좋아져서 인플레이션이 된 게 아니거든요. 결과적으로 일본에서 물건 가격도 오르고 임금도 오르고 하면서 선순환하는 형태로 흘러가긴 했습니다만 일본은행 입장에서는 일본이 정말 경기가 좋아지려면 임금이 올라야 된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춘투가 그래서 중요했는데 렌고라고 우리로 치면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같은 단체인데 1차 추계 결과 집계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임금이 얼마큼 인상했는지 보니까 올해 임금 인상률이 5.28%. 더 중요한 거는 중소기업이죠. 중소기업 임금 인상률은 4.42%, 92년 이후 32년 만에 엄청나게 오른 거예요.

그래서 이걸 보고 이제는 정상화해도 되겠다고 그래서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한 거죠. 그런데 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했다고 그래서 앞으로 금리를 그럼 조금씩 조금씩 올려가서 소위 말하는 금리 정상화의 수순을 밟을 것이냐라고 하면 저는 이거는 좀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트레이드오프 관계에 있어요. 금리를 올리면 지금 엔저는 어떻게든지 조금 엔의 가치는 회복이 되겠지만 그 대신 실업률이 올라가고 기업이 도산할 위험이 있습니다. 금리를 올리면, 그러니까 엔저로 인해서 고물가의 고통이 있지만 그 고물가의 고통을 견디는 게 낫느냐, 아니면 금리를 올려서 실업률이 올라가서 실업의 고통... 어떤 게 더 차라리 나으냐 비교를 하면 제3자 입장에서 보면 뭐 이거나 이거나 전부가 겪거나, 일부가 겪거나 그 차이 아닌가 싶지만 그 일부가 자기가 되면 세상에서 제일 큰 고통이죠.

그래서 고물가의 고통은 모두가 나눠서 지잖아요. 결정적으로 일자리가 제일 중요합니다. 일자리가 있으면 고물가의 고통은 어떻게든지 버틸 수가 있어요. 그런데 일자리가 없는 고통은 정말 힘들죠. 그래서 일본은행이 택한 건 지금 물가상 엔저 때문에 수입 물가가 올라가서 고물가의 고통은 있지만 그래도 섣불리 금리를 올려서 실업률이 치솟고 기업이 도산하는 이 최악의 시나리오는 막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강해서 아마 금리 인상을 섣불리 그렇게 빠른 속도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굉장히 신중히 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이창민 교양이를 부탁해 

한국의 직장인들은 일본의 직장인들보다 부유할까?

Q. 2002년에서 2022년 사이에 한국과 일본의 임금 차이도 뒤집어졌다는데 한국과 일본의 상황을 어떻게 보시나요?

이런 질문을 제가 많이 받는데 이게 조금 뭐랄까요? 질문 자체는 조금 유치할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하고 일본 누가 더 잘 살아요? 이런 질문이잖아요. 그런데 궁금하기 때문에 또 한 번 살펴는 보고 싶어서 이렇게 보면, 경총에서 한국과 일본의 임금이 역전됐다고 발표를 해서 뉴스가 됐었습니다.

근데 우리가 한일 역전됐다는 뉴스는 몇 년 전부터 자주 듣잖아요. 그래서 언제부터 뭐가 역전됐는지 굉장히 좀 헷갈리는 상황인데, 일단 GDP부터 보면 1인당 실질 GDP를 보면 작년에 IMF 통계를 보면 일본이 한국보다 근소하게 앞서 있습니다. 일본이 34위고 한국이 35위예요. (일본이) 근소하게 앞서 있는데 다만 이 GDP라는 거는 가계 소득만 있는 게 아니고 기업 소득도 같이 들어있거든요. 그러니까 한국의 직장인이 일본 직장인보다 부유한가 풍족한가를 비교하기에는 좀 적절치 않습니다. 그러니까 그걸 비교하고 싶을 때는 임금을 봐야 하죠.

크게 두 가지 생각해 볼 수가 있어요. 한 가지는 지금 현재 우리가 받는 명목임금. 한국 직장인과 일본 직장인이 받는 명목임금을 현재 시장 환율로 환산해서 비교하는 방법이 있고요. 두 번째는 물가 상승을 반영한 실질임금을 구매력 평가 기준인 달러로 환산해서 비교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번째 방법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2013년에 일본을 역전해서 10년 동안 우리가 앞서 있어요. 구매력 평가 기준에서는. 그 얘기는 똑같은 월급을 받아도 우리가 살 수 있는 서비스와 재화가 훨씬 많다는 얘기죠. 우리가 더 많이 누리고 산다는 뜻입니다.
 
이창민 교양이를 부탁해 
그런데 더 누리고 사는 건 알겠는데 내 지갑에 들어오는 돈의 양이 일본 직장인보다 많나 적나 이게 또 궁금할 수 있어요. 이걸 알려면 첫 번째, 지금 받는 명목임금을 시장 환율로 비교해 보면 되는데 최근에 일본의 엔화 가치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이것도 작년에 한국이 역전했습니다. 그래서 임금 관련한 수치는 뭘 보더라도 지금 한국 직장인이 일본 직장인보다는 잘 산다, 결론은 풍족해졌다 이게 결론이고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지난 20년 동안, 그러니까 2002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 같은 경우는 대기업의 임금이 한 157% 이렇게 오르고 중소기업도 한 111% 이렇게 올랐어요.

그런데 일본은 중소기업은 한 6% 정도 올랐지만 대기업은 한 7% 빠졌습니다. 오히려 그러니까 한국은 정상적으로 지난 20년 동안 급여가 올라온 거고 일본은 사실 비정상적이었던 거죠. 그나마 이 수치 방금 말씀드린 거는 2022년까지 상황이었는데 2023년, 24년은 일본이 임금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일본도 조금 정상적인 궤도로 들어오겠지만 지금까지는 굉장히 비정상적인 상황이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임금 생활자는 한국이 훨씬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이게 결론입니다.
 
이창민 교양이를 부탁해 
예전에는 일본이 제조업이 강했기 때문에 물건을 만들어서 수출해서 달러를 거기서 벌어서 메꿀 수가 있었는데 이제 보호주의가 지금 전 세계적으로 득세하고 있죠. 미국은 미국에 와서 공장 지어라 하고. 우리도 그렇습니다만 일본 기업들도 지금 미국의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공장, R&D 시설 이런 거 짓고 있거든요. 산업 전체로 보면 외국으로 나가는 산업이 더 많고요.

그다음에 일본이 무역수지 적자가 지금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무역수지가 적자가 됐는데 지금까지 쭉 적자가 고착화돼서 2022년 3년 무역수지 적자 폭이 더 커졌거든요. 일본은 에너지를 수입해야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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