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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에 텅 빈 시청 사무실…'검은 손'은 그 틈을 노렸다

점심에 텅 빈 시청 사무실…'검은 손'은 그 틈을 노렸다
대담하게 시청 같은 공공기관의 점심 식사 시간을 노려 금품을 훔쳐온 사람이 붙잡혔습니다.

지난달 3일 전북 남원시청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돌아온 20대 공무원 A 씨는 책상에 보관 중이던 지역사랑 상품권 34장(1만∼10만 원권)이 감쪽같이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한순간에 100만 원이 넘는 상품권을 잃어버린 A 씨는 '믿었던 동료를 의심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한동안 속앓이해야 했습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동료 공무원이 이번 일로 징계를 받거나 사무실 사람들이 서로 의심하는 상황이 생길까 두려웠습니다.

A 씨는 긴 고민 끝에 이 사실을 주변에 털어놨고, 동료 공무원들은 상품권의 일련번호를 통해 범인을 찾으려 했으나 결국 허사에 그쳤습니다.

그때 경찰이 사건 발생 12일 만에 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경찰은 시청 내 폐쇄회로(CC)TV를 샅샅이 훑어 수상한 중년 남성이 점심 무렵 빈 사무실에 들어가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이후 CCTV를 역추적해 이 남성이 렌터카를 타고 시청 주변을 유유히 빠져나가는 모습도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렌터카 업체를 조사한 끝에 이 남성의 신원을 확인하고 지난 10일 순창군의 한 주택 앞에서 B(58) 씨를 붙잡았습니다.

체포 당시 B 씨는 훔친 상품권을 식료품 구입 등으로 모두 써버린 상태였습니다.

조사 결과 그는 남원시청 외에 익산 함열농업기술센터, 전남 담양군청 사무실에도 침입해 절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중 익산에서는 현금이나 상품권이 없어 물티슈만 갖고 왔고, 담양에서는 130만 원 상당의 현금 등을 훔쳤습니다.

B 씨는 공무원들이 식사하러 외출하는 점심때는 공공기관의 외부인 출입 통제가 느슨하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그는 이번 범행 외에도 10여 건의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남원경찰서는 조사를 마치고 절도 혐의로 구속된 B 씨를 지난 17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오늘(19일)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혹시나 징계받을까 봐 신고를 꺼렸던 피해자를 설득해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면서 "시청사와 주변에 설치된 CCTV가 범인 추적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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