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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값만 쓰면 영화 완성"…성큼 다가온 AI 영화 '개봉 박두'

이곳은 한 영화감독의 사무실입니다.

컴퓨터 몇 대만 놓였을 뿐, 카메라 같은 영화촬영 장비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AI를 가지고만 영화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호박 농사짓는 노부부가, 200살 넘게 장수한다는 소식에 저승사자가 찾아왔습니다.

[너희는 저승으로 갈 때가 되었다.]

[갈 때 가더라도 식사는 잡수고 가.]

동서양 미스터리 소재의 단편영화.

러닝타임 3분 동안 배우 출연도, 성우 더빙도, 실사 촬영도 없습니다.

[권한슬/'원 모 펌킨' 감독 : 마침 AI란 걸 알게 됐고, 이것은 (SF와 판타지 장르 구현에) 제작비와 시간이 한정적이어도 충분히 내가 생각하는 걸 구현할 수 있겠다….]

영화 한 편을 닷새 만에 완성했는데, 컴퓨터 전기요금만 들었습니다.

[권한슬/'원 모 펌킨' 감독 : (만약 AI 안 쓰고) 실제 단편으로 찍었다고 하면, 호박 괴물들(의) 특수분장 해야 하지, 비용도 당연히 1억 원은 넘을 수밖에 없죠.]

시나리오만 직접 썼을 뿐, 영상은 이미지 생성 AI 모델로, 음성과 음향은 자체 개발한 AI 프로그램으로 각각 구현했습니다.

인간을 닮은 존재에 어느 순간부터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는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 현상이 영화 속 몇몇 장면에서 눈에 띄지만, 의도한 거라고 감독은 강조합니다.

[권한슬/'원 모 펌킨' 감독 : 기괴한 장르물에 대한 장점으로 활용하는 그런 방식의 연출로써….]

실사 촬영이 극도로 어려운 장면도 AI로는 구현할 수 있을까.

명령어 몇 개만으로 'SF 영화' 속 장면이 금세 만들어집니다.

[권한슬/'원 모 펌킨' 감독 : 바다에 나무를 심을 수가 없잖아요. 또 물속 환경을 구현하는 게 CG가 제일 어렵거든요. (이런 장면도) 1분 이내에 생성할 수 있는….]

그의 작품은 올해 2월 처음 개최된 두바이 AI 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탔고, 다음 달 4일 개막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AI 부문에서도 국내외 14개 작품과 경쟁을 벌입니다.

[신철/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 : AI는 인재들이 최소한의 제작비에 자기 재능만으로 세계와 만날 수 있는 혁신적, 혁명적 도구가 될 수 있을 걸로 믿습니다.]

이런 기대의 반대편에는 일자리 뺏길 걱정도 있는데, 'AI와 영화의 조우'가 영화계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됩니다.

(영상취재 : 윤형, 영상편집 : 이상민,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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