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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도, 일본도 아니고 세계 최고의 위스키가 여기서? 상상도 못한 정체 [스프]

[술로 만나는 중국·중국인 ⑬] 타이완 이란 편 (글 : 모종혁 중국문화평론가·재중 중국 전문 기고가)

모종혁 중국본색 카발란 위스키에서 사용되는 물은 이란 공장 뒷산에서 흘러내려온다. 
2015년 3월 영국 북부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Edinburgh). 2007년부터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위스키를 선정하는 세계 위스키 품평회(WWA)가 개최되었다.

심사위원단은 엄정한 심사를 거쳐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산 위스키가 가장 많은 상을 탔지만, 가장 중요한 최고의 싱글 몰트 위스키 부문에서는 카발란(噶瑪蘭·Kavalan) ‘솔리스트 비노 바히끄’가 뽑혔다.

심사위원들은 “마치 버번이 가미된 밀크 초콜릿과 같다”고 찬사를 보냈다.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이 없었던 대만의 위스키가 이름을 떨친 쾌거였다.
 
유럽식 성처럼 지어진 카발란 위스키 생산공장. 
WWA의 결과에 대해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미안해, 스코틀랜드. 수고했어, 일본’이라는 제목을 달아 “그 누구도 세계에서 가장 좋은 위스키가 대만에서 생산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듬해 7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주류품평회(IWSC)에서 카발란의 ‘솔리스트 포트’가 세계 최고의 싱글 몰트 위스키가 받는 골드 아웃스탠딩을 수상하였다.

IWSC는 세계 최대 규모의 주류 행사다. 카발란은 WWA와 IWSC를 모두 석권하면서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위스키로 인정받게 되었다.
 
카발란 위스키의 원료로 쓰이는 맥아를 저장한 창고. 
2017년 6월 나와 만났던 진처(金車·King Car)주식회사의 리위팅(李玉鼎) 사장은 IWSC에서의 감격을 잊지 못했다.

리 시장은 “골드 아웃스탠딩까지 수상하면서 지난 10년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IWSC 심사위원단은 솔리스트 포트의 맛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몰트는 포티한 향과 깊은 플로럴이 특징이다. 풍부한 몰트가 과일 케이크와 담배 맛과 한데 어우러져 아주 복잡한 맛을 이끌어낸다. 잘 성숙된 향은 길고 복잡한 느낌이다. 입 안 전반에 걸쳐 부드럽게 넘어간다.”
 
위스키를 숙성시키는 오크통은 북미의 참나무를 사용해서 제작한다. 
대만은 우리에게 ‘고량주의 나라’로 잘 알려졌다. 진먼(金門)고량주, 팔팔갱도(八八坑道)고량주 등은 대만을 대표하는 특산품이다.

고량주는 수수(高粱)를 주원료로 빚는 증류주를 가리킨다. 중국에서는 바이주(白酒)라고 부른다. 바이주는 지방마다 옥수수, 보리, 콩, 찹쌀 등을 다양하게 넣어 제조한다. 우량예(五糧液)는 수수, 쌀, 찹쌀, 옥수수, 보리 등 다섯 곡식을 넣는다.

그에 반해 대만의 고량주는 수수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 따라서 대만인들은 중국보다 고량주의 제조전통을 제대로 보존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위스키를 제조하는 증류시설은 스코틀랜드에서 주문하여 수입해왔다. 
이런 대만에서 2006년 진처가 위스키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진처는 1960년에 설립된 대만 유수의 음료수와 식품 제조회사다.

타오위안(桃園), 가오슝(高雄) 등 대만 내 4곳과 중국 광저우(廣州), 베트남 호찌민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또한 대만 곳곳에 커피전문점 미스터 브라운 50여 곳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자인 아버지 리톈차이(李添財) 회장을 이어 CEO를 승계한 리위팅 사장은 자신만의 새 사업을 하고 싶었다. 마침 금세기 초부터 세계 시장에서 명성을 떨치는 일본 위스키의 활약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진처 창업자 리톈차이 회장(우)과 카발란 위스키를 론칭한 리위팅 사장. 
위스키는 보리를 발아하는 몰팅과 당분을 용해하는 메싱, 발효, 증류, 숙성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전 세계에서 완제품을 생산해서 독자 브랜드로 시장에 내놓는 국가는 영국, 아일랜드, 미국, 캐나다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일본은 2007년 WWA에서 닛카(Nikka) 위스키의 ‘요이치 1987’이 세계 최고의 싱글 몰트 위스키에, 산토리(Suntory)의 ‘히비키 30년’이 블렌디드 위스키에 뽑혔다.

2013년에는 ‘월드 위스키 바이블’에서 산토리의 ‘야마자키 2013년산’이 세계 최고의 싱글 몰트 위스키로 선정됐다.
 
카발란 생산공장 지하에서 숙성되는 위스키 오크통.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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