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거의 매일 학대 당해"…이스라엘 인질 '8개월간의 악몽'

"거의 매일 학대 당해"…이스라엘 인질 '8개월간의 악몽'
▲ 이스라엘군에 구출된 인질들

"이스라엘군이 죽이러 올 것이라고 거짓말하는가 하면 가장 더운 시간대에 담요로 몸을 덮게 해 탈수를 일으키게 했습니다."

지난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의해 가자지구로 끌려갔다가 최근 이스라엘군에 의해 구출된 인질들은 억류돼 있던 지난 8개월간 하마스 대원들에게 거의 매일 학대당했다며 악몽 같은 지난 시간을 되짚었습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하마스에 인질로 붙잡혀 있다가 지난 8일 이스라엘군의 작전으로 풀려난 인질 4명 중 한 명인 안드레이 코즈로프(27)의 가족이 그가 당했던 고통에 대해 공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출신으로 2년 전 이스라엘로 이주한 코즈로프는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 레임 키부츠 음악 페스티벌에서 보안요원으로 일하고 있던 도중 하마스에 의해 납치돼 가자지구로 끌려갔습니다.

코즈로프의 가족에 따르면 그는 자신을 구출하러 온 이스라엘군이 자신을 죽이러 왔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코즈로프의 아버지 미하일은 "하마스가 수개월간 이스라엘이 그들(인질들)이 이스라엘에 문제가 되기 때문에 모두 죽이려 한다고 거짓말을 했고 아들이 매우 무서워했다"라며 "그래서 이스라엘군이 구출하러 왔을 때 자신을 죽이러 온 줄 알고 두려워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하일은 아들이 어떤 학대를 당했는지 모두 공개하지는 않겠다면서 "아들을 인간으로 보지 않았다. 그들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행동에 대해 아들에게 벌을 줬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대에 코즈로프를 담요로 덮어 더위 속에서 탈수증상을 일으키게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코즈로프의 형제인 드미트리는 하마스가 코즈로프에게 "히브리어가 아닌 영어로 속삭여야 한다고 했다"라며 "그들은 물리적인 (학대의)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하면서 매우 사소한 일로도 처벌했다고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8일 풀려난 이스라엘 인질 4명의 치료를 담당한 의사는 이들이 하마스에 의해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는 동안 거의 매일 구타를 당했으며 음식과 물 공급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의사 이타이 페사흐는 "거의 매일 가혹한 학대를 당했다"며 "매시간 신체적, 정신적, 다른 유형의 학대 등을 받았으며 이는 이해 범위를 벗어난 일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페사흐는 8개월간 인질들의 건강이 악화됐다며 "처음에는 건강 상태가 좋아 보였지만, 모두 영양실조 상태다.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해 근육이 극도로 쇠약해졌고, 그로 인해 다른 체계에도 손상이 생겼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심리적 스트레스와 영양실조를 겪고 충분·적절한 음식이나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제한된 공간에서 태양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 겹치면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라고 부연했습니다.

하마스는 작년 10월 7일 3천여 명의 무장대원을 이스라엘 남부에 침투시켜 1천200여 명을 학살하고 250여 명의 군인과 민간인을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로 끌고 갔습니다.

이 가운데 100여 명은 지난해 11월 7일간의 일시 휴전 당시 풀려났습니다.

그러나 130여 명은 휴전 협상이 겉돌면서 풀려나지 못했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전쟁 중 사망한 채로 발견되기도 했고, 최소 40명은 숨진 것으로 이스라엘군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일시 휴전 당시 풀려난 인질 생존자들도 앞서 구금 기간 성폭행과 고문 등에 시달렸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사진=이스라엘군 제공,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