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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슬그머니 양 줄였네"…인기 수입품도 '꼼수 가격 인상'

<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이게 유명한 대기업의 식품들 같은데요. 이게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슬그머니 양을 줄여서 팔다가 이번에 적발된 상품들이라고요.

<기자>

앞에 보시는 건 CJ제일제당의 유명한 만두 브랜드죠.

비비고의 플랜테이블 왕교자 원래 420그램짜리였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8월에 슬그머니 385그램으로 변경됐습니다.

사조대림의 안심 치킨너겟 제품은 원래 540그램짜리였는데요.

올해 1월부터 420그램으로 무려 22.2%나 슬그머니 줄었습니다.

오뚜기 컵스프들도 슬쩍 가벼워진 거 느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한 봉에 72그램에서 60그램으로 작아졌습니다.

그야말로 유명 식품기업들이 골고루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양을 줄임으로써 사실상 가격을 올리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영업을 광범위하게 해온 걸로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이런 식의 꼼수 가격인상이 사실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최근 몇 년간 물가 급등기에 세계적으로 이슈가 돼서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는 장관이 스캔들이라고까지 질타한 바 있었죠.

이번에 적발된 상품 중 절반이 좀 넘는 18가지가 수입품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특히 많은 하리보 젤리나 허쉬 초콜릿 시럽처럼 유명한 제품들이 여럿 포함됐습니다.

지난해 말에 우리나라에서도 '슈링크플레이션'이 문제가 되면서 일단 한국소비자원이 가공식품 200여 가지를 긴급점검해서 무려 37개 품목을 적발한 바 있고요.

이번에 유통업체들과 함께 주요 장바구니 품목들을 본격적으로 두루 살폈습니다.

올해 들어서 발생한 '꼼수 인상' 사례를 찾으려고 한 건데 지난해 적발되지 않고 넘어간 상품들까지 나왔습니다.

모두 33개 상품이 추가로 적발됐습니다.

<앵커>

양만 줄이고 값은 안 내렸다면 사실상 소비자들을 속이고 가격을 올린 거잖아요.

<기자>

상품 용량이 최소한 5% 이상 변해서 단위 용량당 사실상의 가격인상이 일어났는데 이걸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제품들을 추렸을 때 이만큼 적발이 됐다는 게 한국소비자원의 설명입니다.

사실 슈링크플레이션 문제로 지난해 말에 상당히 시끄러웠는데도, 올해 들어서 이렇게 몰래 가격을 올린 상품들이 이번에 적발된 33개 중에 절반 이상인 17개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약간 줄인 것도 아니고 앞서 보신 치킨너겟처럼 용량을 20% 넘게 슬그머니 줄여 내놓은 제품이 30%, 10~20% 사이로 줄인 것도 또 30%나 됐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제품들은 오늘(13일) 아침 9시 이후로 소비자원이 운영하는 참가격 웹사이트에 전체 목록이 올라갈 예정입니다.

제조사들과 유통업체들도 해당 제품들의 가격 변경 사실을 홈페이지나 쇼핑몰 같은 곳에 표시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앵커>

앞으로는 이렇게 몰래 용량을 줄이면 과태료를 물게 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재 장치가 생깁니다.

가공 식품 햄, 치즈, 아이스크림, 빵, 이유식 같은 가공 식품 80가지와 화장지, 세제, 샴푸 같은 생활용품 59가지에 대해서입니다.

오는 8월 3일부터 이렇게 139가지 상품이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가격을 유지하면서 용량을 슬그머니 줄이는 식의 이른바 '꼼수' 가격인상을 하면 처음 적발됐을 때는 500만 원, 두 번째는 1천만 원의 과태료를 물게 됩니다.

용량을 줄인 날로부터 3개월 이상 포장에 이 사실을 표시하거나, 제조사의 웹사이트, 또는 온라인몰을 포함한 유통점에서 이 사실을 소비자들이 알도록 게시할 의무가 생긴 겁니다.

가격을 인상하는 건 이렇게 따로 공표를 위무화하지 않아도 해당 상품을 구매해 온 소비자들은 알 거라고 봤습니다.

어제는 1만 원이었는데 1만 2천 원이 됐다, 그러면 평소에 사던 사람이 알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말없이 용량을 줄여서 가격을 올리는 건 제조사나 유통사가 알려주지 않으면 소비자가 그 사실을 알고 선택하기 어렵다.

기존에 구매했던 가치만큼 내가 구매하고 있다고 착각할 수 있다는 거죠.

한국소비자원이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도 계속 운영해서 이런 '꼼수 인상'에 대해서 예방적인 조치도 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이후정/한국소비자원 시장조사국 팀장 : 용량 감소 상품에 대한 정보 수집과 조사를 연중 실시하고요, 모니터링 결과 확인된 상품정보를 분기별로 제공함으로써 소비자가 정확한 가격 정보에 기반한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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