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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사상 초유 독주, 여당 국회 거부 태세…'반쪽 개원'에 정국 급랭

야당 사상 초유 독주, 여당 국회 거부 태세…'반쪽 개원'에 정국 급랭
▲ 지난 10일 국회의장실에서 회동을 위해 모인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왼쪽부터)

22대 국회가 첫걸음인 원 구성부터 여야 간 정면충돌로 몸살을 앓으면서 향후 정국에 유례없는 험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원 구성의 핵심인 국회의장단과 주요 상임위원장단 선출이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강행 처리됐고, 소수 여당인 국민의힘은 속수무책인 상황에서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할 태세입니다.

야당이 국회의장과 운영·법사위원장을 독식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독주'를 두고 민주당은 '총선 민의'를, 국민의힘은 '이재명 방탄'을 내세우며 정면 충돌했습니다.

시작부터 이처럼 극단적 대립 양상을 보인 국회가 없었던 만큼 의회 민주주의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나옵니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출범 전부터 어제(10일)까지 이어진 여야 원 구성 협상에 진척이 없다고 판단, 이날 밤 본회의를 야당 단독으로 열어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표결 처리했습니다.

민주당이 가져간 상임위원장에는 대통령실을 담당하는 운영위, 법안 처리의 관문이자 각종 특검을 담당하는 법사위, 그리고 방송 정책을 담당하는 과방위 등 '핵심' 상임위가 포함됐습니다.

지난 5일 여당이 불참한 가운데 사상 첫 단독 개원을 한 데 이어, 야당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단독으로 처리한 첫 사례로 기록됐습니다.

4·10 총선 결과로 나타난 민주당 의석수의 '압도적 우위'를 민의로 받들어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은 원내 제2당,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맡아온 국회 관례를 내세웠지만 108석에 불과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채 야당을 규탄할 뿐이었습니다.

여야 합의 없는 민주당의 본회의 강행 및 상임위원장 선출을 비판하는 한편, 본회의를 연 민주당 출신 우원식 의장을 향해서도 "민주당 의원총회 대변인"이라고 성토했습니다.

국민의힘은 항의 차원에서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우 의장이 임의로 배정한 자당 소속 상임위원들의 사임계를 내는 한편, 앞으로 진행될 국회의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입니다.

그러면서 당 자체 정책 분야별 15개 특위를 가동, 여당의 지위를 활용한 당정 협의로 상임위 활동을 대체하겠다는 구상을 세웠습니다.

원 구성을 두고 이처럼 맞붙은 여야 구도는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 선출은 물론, 향후 전개될 특검 및 쟁점법안 처리와 정기국회·예산국회에서도 강 대 강의 충돌을 예고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몫 7개 상임위원장 선출도 이번주에 마무리하고, 곧바로 18개 상임위를 정상 가동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전 국민 지원금'과 양곡관리법, 전세사기특별법 등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쟁점법안을 재추진하는 것은 물론,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대북송금 의혹 특검법' 등을 국회 차원에서 밀어붙이겠다는 의도가 읽힙니다.

특히 최근 대북송금 의혹 재판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으면서 재차 불거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이번 상임위원장 배분 과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는 게 여권의 주장입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법사위를 비롯해 일방적인 원 구성을 강행한 목적은 검찰에 무더기 기소된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탄'에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결국 극단적 여소야대 국면에서 빚어진 이번 원 구성 충돌은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향후 김 여사 의혹, 채 해병 사건, 이 대표 사건을 둘러싼 검찰 수사 및 법원 판결과 맞물려 돌아가면서 여야 간 생사를 건 충돌이 예고된 셈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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