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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알' 파타야 여행객 살인사건, '철저한 계획 범죄'…참혹한 범죄 저지른 진짜 이유는?

그알

가해자들이 노린 것은 무엇?

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드럼통과 3일의 침묵 - 파타야 여행객 살인사건'이라는 부제로 지난 5월 발생한 살인사건을 추적했다.

지난 5월 11일, 태국 파타야의 한 저수지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대대적인 야간 수색 작업에는 태국 경찰 20여 명과 잠수부 4명이 출동했고, 이들은 저수지에서 1시간 만에 대형 드럼통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그 안에서 알몸 상태의 남성 시신을 발견한 것.

드럼통에 담긴 남성은 살해당했을 뿐만 아니라 신체까지 훼손되고 시멘트까지 뒤섞여 유기되어 충격을 안겼다.

피해자는 30대 한국인 여행객 박호준 씨. 며칠 전 실종 신고가 된 그는 평범한 관광객이었다.

그리고 그의 시신이 발견되기 며칠 전인 5월 7일, 한 남성은 호준 씨의 휴대전화로 그의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1억 원을 요구했다. 그가 자신들의 마약을 버려 손해를 입었다는 황당한 주장을 한 남성.

이에 호준 씨 가족들은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했고, 이에 경찰과 대사관에 도움을 청했다. 그러자 다시 연락이 왔다. 남성은 "그새 신고하셨더라. 아직도 장난 같냐. 아들 살리고 싶으면 돈 만들어 와라. 내일까지는 사지 멀쩡하게 데리고 있겠다"라고 협박한 것.

호준 씨의 누나는 직접 동생을 찾기 위해 태국으로 향했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끔찍한 소식을 전해 들은 것.

수사 결과, 호준 씨는 5월 3일 방콕의 한 클럽에서 회색 승용차에 탑승하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포착되었고 그 후 실종되었다. 그리고 다음 날인 4일 가해자들은 그의 시신을 유기했고, 7일 가족들에게 협박 전화를 했으며 11일 경찰이 시신을 발견했다.

태국 경찰은 클럽 앞에서 호준 씨를 데려간 이대식(27세), 운전자 김교민(39세), 조수석에 있던 이소열(26세)을 용의자로 특정했다. 그리고 사건 후 이 씨 두 명은 출국했고, 김 씨의 입출국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이들은 CCTV를 통해 계획적으로 범죄를 준비하고 실행한 모습이 모두 포착되었다. 치밀하게 사전에 범행 계획을 한 이들은 납치 5시간 뒤 파타야로 향했다. 이후 이들은 시신 유기에 필요한 픽업트럭을 빌리고 드럼통을 구입하고 파타야의 풀빌라에서 하룻밤 머문 뒤 다음 날 밤 시신을 유기했다.

태국 경찰은 용의자 3명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고, 5월 12일 전북 정읍에서 이소열이 체포되었고, 5월 13일 이대식은 캄보디아에서 검거되었다.

제보자들은 검거된 두 사람의 고향 선후배라고 밝힌 뒤 이들이 절대 그런 범죄를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며 모든 것은 김 씨의 주도하에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흥업에 종사하던 김 씨는 폭력 조직과 가까운 인물이라고 했다.

이후 김 씨는 이혼한 아내를 통해 입장을 전했는데, 그는 "두 명이 한국 경찰에 잡히면 본인도 자수를 하겠다"라는 뜻을 전했다고. 하지만 그는 현재까지도 자수하지 않고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파악되어 눈길을 끌었다.

가해자들은 수면제를 탄 술을 마신 피해자가 기절하지 않자 그를 차로 유인했고, 이동 중이던 차량 안에서 폭행해 사망했다고 했다. 특히 이들은 우발적인 범행으로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피해자를 살리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피해자가 단순한 폭행으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 가해자들이 흉기를 사용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의 시신에서 흉기가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상처가 발견됐다는 것. 또한 차량에서 혈흔이 전혀 발견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신체 중 훼손된 손가락의 절단된 모습이 모두 달랐는데 검지와 엄지를 제외한 다른 손가락의 절단된 모양이 눈에 띄게 달라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에 가해자들은 피해자의 손가락에 DNA가 묻어 이를 절단해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태국 경찰은 정확한 부검 결과를 기다려달라는 당부를 했다.

혼자 여행 온 사람들이 클럽 테이블 예약 비용을 N분의 1로 나눠 내는 조각 모임에서 피해자를 알게 된 제보자는 그가 사망하기 전 27세의 태국 여행 가이드를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피해자가 지목한 이가 이대식이 아닐까 추측했다. 그리고 그는 실종 전 피해자가 이대식을 만나는 자리에 그의 전 여자 친구가 함께 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에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피해자의 전 여자친구를 만났다. 그는 몇 달 전 피해자와 헤어진 후 그가 만나자는 제안을 거듭 거절했지만 3번째 제안을 수락했고, 클럽에서 만나 어떻게 지내는지 대화를 나눴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리고 얼마 후 클럽에서 이대식과 만났다는 두 사람. 피해자의 전 여자 친구는 "그냥 친구라고만 했다. 둘이 친하게 대화하더라"라고 했다.

한국어로만 대화하는 두 사람 때문에 지루해진 전 여자친구는 자리를 떠났고, 잠시 후 돌아오니 두 사람 모두 사라졌다는 것. 이에 전화를 걸어 어디냐고 묻자 피해자는 영상통화로 클럽 출구 앞이라고 알려주었다는 것.

전 여자 친구는 밖으로 나갔고, 이때 이대식은 피해자에게 재촉하며 회색 승용차에 올라타게 했다는 것. 이에 전 여자 친구는 택시인 줄 알고 함께 타려고 했으나 이대식에 의해 저지 당해 그들이 떠나는 모습만 보았다고 했다.

호텔로 오라는 피해자의 메시지 이후 그는 더 이상 답이 없었고, 다음 날 평소 말투와 다른 말투로 메시지를 보내왔다는 것.

그리고 피해자의 전 여자 친구는 그가 마약과 전혀 관련 없는 사람이라며 대마초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피해자가 주식이 있어서 태국에 자주 올 수 있고 일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걸 듣고 그렇게 자랑하고 다니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듣지 않더라. 한국인들은 서로 해치지 않는다고 했다"라며 이번 사건이 돈을 노린 범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방송은 가해자들의 주장을 토대로 차량 안에서 몸싸움을 통해 사람을 살해하고 심폐소생술까지 하는 것이 가능한지 실험을 했다. 그리고 실험을 통해 그들의 주장에서 많은 부분이 석연찮다는 것을 확인했다.

가해자들의 진술도 엇갈리는 상황에서 한 제보자는 이소열은 두 사람이 시키는 대로 하고 심폐소생만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김 씨가 시켜서 숙소의 CCTV 방향을 돌리는 것도 했는데, 전문가들은 이것에 대해 "피해자를 감추기 위해 CCTV를 돌렸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법의학자는 가슴이나 배 부위를 무릎이나 온몸으로 누르면 성인 남성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이 경우 갈비뼈 골절을 동반한다고 했다. 이에 피해자의 갈비뼈 골절이 심폐소생으로 인한 것이 아닌 이 같은 행위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용의자들의 가족을 찾아 그들의 입장을 들었다. 아들이 왜 태국에 갔는지 이유도 정확히 모른다는 이소열의 가족. 그리고 이대식의 아버지는 모든 것은 김 씨가 지시를 했다며 아들은 억울하게 사건에 휘말린 것이라고 했다. 또한 김 씨의 전 아내는 그를 모른다는 말만 반복하며 연락을 차단했다.

태국에 여행을 갔다가 피해를 봤다는 피해자들은 2년 전 골프 멤버들을 모으는 오픈 채팅방에서 김 씨를 알게 됐다고 했다. 여행사 대표로 자신을 소개한 김 씨. 그는 두터운 인맥을 자랑하며 황제 골프 투어 기획 중이라며 투자를 권유했다. 그러나 투자금을 받은 후 말을 바꾸었고 어느 순간 연락까지 두절되었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투자 사기 피해를 당한 이들이 한 둘이 아니라고 했다.

전문가는 "처음부터 추가 금원을 뽑아내는 것이 계획이었다면 주범 역할은 뒤로 빠지고 공범에게 전화를 해서 협박하는 일을 맡겼을 거다. 그러나 주범이 즉흥적으로 이런 일을 한 것이라면 공범들은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혼자서 가지겠다는 형태의 범행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사람까지 죽였지만 이들이 손에 넣은 것은 370만 원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후에 어떻게 가족들이나 주변 사람들의 돈을 뜯어낼 것인지에만 혈안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과정에서 이대식의 역할이 있었으면 김 씨는 그걸 최대한 부각해서 이야기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한 진술이 없다"라며 김 씨 혼자서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 씨 일당과 함께 일했던 한 남자는 한 달에 500만 원 수입을 보장한다는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일하기로 했으나 그의 사무실에는 제대로 된 컴퓨터 조자 없었고, 최소한의 생활비 외의 돈을 만져보지도 못했다고 했다. 그리고 김 씨에 대해 어렵고 무섭고 겁나는 존재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여전히 어딘가 은신해 있는 김 씨를 향해 "잠깐 몸을 숨기고 시간을 끈다고 해도 당신의 죄가 감춰지거나 가벼워질 방법은 결코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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