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공관 재개 못한 유럽 국가들, "북한과 협의 중"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에도 평양 주재 공관을 재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이 북한 정부와 관련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늘(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어제 이 매체에 "평양 주재 영국 대사관을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상황을 자세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변인은 "영국 기술외교팀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하기 위해 런던 주재 북한 대사관을 통해 북한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폴란드 외교부 대변인도 이 매체에 "폴란드와 북한 당국 간에 주북 폴란드 대사관 재개장과 관련한 일정과 세부 사항에 대한 회담이 진행 중"이라며 "양측은 임무 수행에 적합한 날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북한과 외교 관계를 수립한 유럽 국가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2020년 1월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자 평양 주재 공관에서 모두 철수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8월부터 국경을 재개방했지만, 외국 외교관의 평양 부임은 중국·러시아·몽골·쿠바 등 친북 성향의 비서방 국가들에 먼저 허용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2월 말부터 유럽 국가들의 공관 재가동 추진 움직임도 가시화했습니다.

독일 외교부 당국자가 평양에 남겨두고 온 대사관 건물 점검을 위해 북한에 들어가고, 주북 스웨덴 대사 내정자도 방북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북한은 유럽 국가들이 추진하던 추가 방북을 돌연 취소했으며, 관련 논의도 중단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상황은 우리 정부에도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도 체코, 독일, 영국, 폴란드 등의 방북이 계획됐지만 북한이 취소했다고 지난달 초 보도한 바 있습니다.

평양에 개발협력청(SDC)을 운영하는 스위스의 외무부 대변인도 RFA에 "스위스 기술팀이 5월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북한이 방문을 연기했다"며 "스위스는 가능한 한 빨리 방문을 재개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주북 중국대사관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