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뜯기고 무너진 국가유공자 집…보훈의 집수리 31년

<앵커>

국가 유공자 중에는, 낡은 집에 살면서도 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수리도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분들 집을 무료로 고쳐주는 사업이 30년 넘게 이어져 왔는데, 노동규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은 지 50년 넘은 낡은 단독주택.

거실 바닥이 차례로 뜯겨나가고, 톱질, 망치질이 이어집니다.

베트남전 참전 유공자 79살 이응관 씨 부부가 30년 넘게 살아온 이 집.

천장 속 오래된 전선과 목재에 화재 위험도 크고 손볼 데 투성이었습니다.

[이응관/국가유공자 : 나무가 부러져서 (거실 마루가) 이렇게 주저앉았어요. 가운데를 이렇게 뻗쳐놓고 살았다고요….]

이 씨 본인은 고엽제 후유증에 알츠하이머를 앓는 부인을 돌보느라 집수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살아왔는데, 한 건설사의 무료 집수리 도움에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만 같던 담장을 보수하고, 웃풍 막아줄 단열 보강에, 도배까지 하얗게 싹 새로 했습니다.

[이모순/국가유공자 부인 : 좋죠, 아주. 말도 못 하게 좋아요. 돈이 없어서 못 했는데 이렇게 와 해주시니까 말도 못 하게 좋죠.]

민간 건설업체들이 모인 협회가 31년째 수리해 준 국가유공자의 낡은 집, 지금까지 2천368동에 달합니다.

들어간 돈 250억 원은 업체들이 돌아가며 부담해 왔습니다.

[이동태/주함건설 상무 : 유공자들 돕는 게 저희 책임이기도 하고, 또 해야 할 일이고 저희도 기쁘니까 그렇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가유공자를 예우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공공기관들도 유공자 주거 지원을 늘리는 추세입니다.

LH는 역세권 신축 원룸을 매입해 상이군경에게 저렴한 월세로 제공하는 청년영웅주택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불의의 장갑차 전복 사고로 소방관 꿈을 접은 20대 청년의 자립에 힘이 됐습니다.

[박정훈/청년영웅주택 입주자 : 훈련하다가 다쳤는데, 이미 벌어졌잖아요. 되돌릴 수도 없는 상황에서 지금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했을 때 이 집이 되게 저한테 큰 도움이 됐어요.]

3만 명 넘는 국가유공자가 여전히 비닐하우스같이 주택이 아닌 열악한 환경에서 거주하는 상황, 주거환경 개선이 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보훈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신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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