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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배가 북한 해역에?…어민 "속수무책, 답답한 심정"

내 배가 북한 해역에?…어민 "속수무책, 답답한 심정"
북한이 나흘째 서해 서북도서 일대에 GPS 교란 신호를 쏘아 보내면서 이 일대에서 조업활동을 하는 어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습니다.

군 당국은 오늘(1일) 오전 6시를 전후해 북한의 GPS 교란 신호를 탐지했습니다.

군사 작전 상의 제한은 없는 상태로 알려졌지만, 민간 어선들이 조업에 차질을 겪으면서 어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을 하던 박태원 전 연평도 어촌계장은 며칠째 GPS가 먹통이 된 상황에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박 씨는 GPS와 자동식별장치인 AIS 등이 모두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전하면서 "44년째 조업을 하고 있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씨의 선박은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 떠있었지만, AIS 시스템 상에는 해당 선박이 북한 옹도와 비엽도 사이, 북한 해역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조업 활동은 상당수 포기하고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물을 걷어 올리는 양망을 한 뒤 이를 바다로 다시 던지는 투망 작업을 해야 하는데 위치를 정확히 잡을 수 없어 조업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정부가 어제 GPS 관련 신고가 900여 건 접수됐지만, 실제 피해로 이어진 사례는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자신이 느끼는 바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는 "실질적으로 겪고 있는 저는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고 있다. 북쪽에서 이런 공격을 다시 해오면 섬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답답한 심정"이라며 "하루 속히 문제를 빨리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GPS 위성 신호보다 강한 교란 전파를 쏴서 수신기를 마비시키는 이른바 재밍 방식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보다 센 전파를 쏘는 방식으로 무력화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자칫 GPS 오류가 더 심각해질 수 있어서 실제 운용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북한의 GPS 교란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데다, 언제까지 북한의 교란 공격이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어민들의 불안감은 커져가고 있습니다.

북한은 오물 풍선을 날려보낸 데 이어 GPS 교란 시도를 감행하는 등 이른바 회색지대 도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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