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상습적으로 소매치기한 50대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절도 전과만 19건이었습니다. 이 남성은 현장에서 자신의 범행이 들킬 것 같자 목격자인 것처럼 연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김태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1일 지하철 서울역 승강장.
한 남성이 가방을 메고 있는 여성을 따라갑니다.
검은 비닐봉지로 자신의 손을 가리더니 여성의 가방에서 지갑을 꺼냅니다.
여성이 인기척에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자 남성은 갑자기 다른 곳을 가리키며 여성과 함께 뛰어갑니다.
50대 남성 A 씨가 소매치기 범행을 하고선 "저기 앞"이라고 소리치며 목격자 행세를 한 겁니다.
A 씨는 범인을 쫓는 척하다 지하철을 타고 다른 역으로 달아났습니다.
A 씨는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갑에서 피해자의 명함을 꺼내 직접 전화했습니다.
[A 씨 (범행 당일 절도 피해자와의 통화) : 잡을라 그랬는데 못 잡았어. 잡으려고 그랬는데 확 거기로 (지갑을) 던져버리더라고. (몸은 괜찮으세요?) 그대로 지갑만 놓고 갔어요. 돈 그대로 있고 다.]
A 씨는 다음 역에서 내려 돈도 빼내지 않고 훔친 지갑을 역무실에 맡겨두고 갔습니다.
[김기창/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안전계장 : (피해자가) 지하철 경찰서에 와서 피해 신고를 접수하고 있다라고 하니까, 이제 그때부터 약간 소극적으로 해진 거죠.]
A 씨는 일주일 뒤 지하철 9호선 열차 안에서 또다시 지갑을 훔쳤습니다.
경찰은 CCTV로 확인한 인상착의와 과거 비슷한 수법의 소매치기범을 비교해 A 씨의 신원을 특정했고 지난 16일 A 씨를 검거했습니다.
A 씨는 전과 21범으로, 절도 전과만 19번에 달했습니다.
절도로 2년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지난 2월 출소했는데, 두 달 만에 또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 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 혐의로 또다시 구속됐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최재영, 화면제공 : 서울경찰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