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억대 불법도박 사이트 적발…AI로 승부조작

<앵커>

2천억 원대의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인공지능, AI 프로그램으로 승률을 조작하는가 하면 수익금으로 상품권을 사고팔아 자금세탁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태원 기자입니다.

<기자>

한 손에 가방을 든 남성이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잠시 뒤 경찰들이 같은 건물로 뛰어 들어갑니다.

[가만있어. 움직이지 마!]

상품권 판매소 안에 있던 남성들이 체포되고, 3억 원이 넘는 현금이 발견됐습니다.

이 판매소는 불법 도박사이트 일당의 범죄 수익금을 세탁하는 위장 사무실이었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총책 A 씨 등 8명을 검거해 이 중 5명을 구속했습니다.

A 씨 일당이 도박사이트 가입자 1천여 명으로부터 받은 도박금 규모는 2천억 원에 달합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일당은 해외의 한 카지노 프로그램 제작사로부터 도박사이트를 구매한 뒤 직접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적용해 승률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손은호/김포경찰서 수사과장 : 그런 조작을 해서 승률과 패하는 거에 따라서. 많은 인원이 도박을 할 수 있게끔 끌어들이는 거죠.]

일당은 도박 사이트 수익금을 세탁하기 위해 상품권을 산 뒤 다시 재판매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A 씨는 도박 사이트 투자자를 모집하는 불법 유사수신행위 혐의 등으로 지명수배된 상태에서 계속 범행을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일당의 범죄수익금을 동결 조치하고, 도박사이트 이용자 1천여 명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오영택, 화면제공 : 경기남부경찰청·김포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