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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봉' 오렌지주스도 가격 급등 식품에 합류…말 그대로 '위기' [스프]

[뉴스스프링]

권애리 뉴스스프링 
최근 가격이 이상 급등세를 나타내는 식품 대열에 오렌지주스도 합류했습니다. 농축 오렌지주스의 선물 가격이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서 현지시간 28일 1파운드에 4.9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역대 최고치입니다.
 

무슨 상황인데?

농축 오렌지주스 가격은 최근 1년 사이에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수직 상승세를 그렸습니다. 지금 가격이 1년 전보다 80% 넘게 올라 있습니다.

전 세계 오렌지의 3분의 1은 브라질에서 생산됩니다. 90년대 초반, 델몬트주스가 브라질산 오렌지를 수확하는 모습이 담긴 TV 광고를 통해 "따봉!"이라는 브라질어(포르투갈어)를 한국의 10년 유행어로 등극시켰던 것을 기억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특히 오렌지주스는 전 세계 소비량의 70% 안팎을 브라질산으로 만듭니다.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오렌지주스 상품들도 대체로 스페인산 오렌지 아니면 브라질산 오렌지 농축액을 쓰거나 두 가지를 섞어 씁니다.

그런데 브라질과 미국 남부(미국 오렌지 생산이 집중된 플로리다 지역)에 지난 2022년 말부터 이상 한파 같은 기후 문제가 발생하면서 피해를 봤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이상기후의 여파로 치명적인 오렌지 전염병까지 돌면서 농축 오렌지주스 선물 가격이 가파르게 올라간 겁니다.

보통 오렌지주스는 지난 시즌에 냉동시켜 둔 오렌지 농축액을 최근 수확한 것과 섞어서 맛과 가격을 유지합니다. 그래서 한 해 작황이 부진해도 큰 타격은 없는데 최근엔 3년 연속 오렌지 공급이 줄었기 때문에 재고가 고갈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권애리 뉴스스프링 

좀 더 설명하면

국제과채주스협회(IFU)는 현 상황을 세계 오렌지주스 산업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지 모를 정도의 위기로 보고 있습니다. 협회의 키스 쿨스 회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강추위와 허리케인으로 큰 피해를 봤을 때도 이런 가격은 본 적이 없다", "제품의 자연성과 이미지를 건드리지 않고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과일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렌지주스에 오렌지 하면 떠올리는 그 품종이 아니라 한국이나 일본에서 많이 자라는 감귤류 같은 다르지만 비슷한 품종을 섞어 만드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겁니다. '시트러스'에 속하기만 하면 '오렌지주스'가 될 수 있게 하자는 거죠.
 

한 걸음 더

사실 미국 플로리다 지역의 오렌지 수확량은 기후 변화와 함께 이미 20년에 걸쳐서 줄어왔습니다. 브라질은 올해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24%나 줄어들면서 36년 만에 가장 적은 생산량을 기록할 걸로 전망됩니다.

"우리가 아는 그 오렌지를 예전처럼 구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겁니다. 요즘 사과에 대해서 우리가 하고 있는 얘기와 비슷합니다. 한국이 아열대 기후처럼 돼가면서 과거처럼 사과 키우기가 힘들어지고 있는데, 이런 비슷한 현상이 지구 반대편에서 오렌지에 대해 나타나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사과. 사진 : 연합뉴스 
국제과채주스협회는, 병충해에 좀 더 강한 (한국 귤처럼) 오렌지와 비슷한 품종을 섞어 만들어도 오렌지주스라고 부를 수 있게 하자'는 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오렌지주스라고 불릴 수 있으려면 원재료에 대한 국제규정을 지켜야 합니다. 유엔이 정한 식품 표준 코드에 '오렌지주스'의 원재료 비율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걸 현실에 맞게 고쳐서, 오렌지와 감귤류 같은 것을 섞어도 '오렌지주스'가 될 수 있게 해달라는 건의를 내놓는 안을 실제로 검토하고 있다는 겁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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