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20대는 헌혈, 50대 이상은 수혈…한국, '피 부족 국가' 될까 [스프]

[마부뉴스] 데이터로 보는 고령화와 헌혈

안혜민 마부뉴스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초여름처럼 화창한 날씨가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기분도 낼 겸 영화관 나들이를 갔는데 다들 가벼워진 복장 차림으로 객석을 꽉꽉 채웠더라고요. 영화관에서 제가 본 영화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였습니다. 전작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나온 지 어느새 9년이 되었더라고요. 시간이 참 빠릅니다. 9년 전 영화 속에서 암에 걸린 워보이의 피 주머니 신세가 된 주인공 맥스의 설정이 얼마나 신박하고 매력적이었는지…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긴 시간이 지났지만 매력적인 매드맥스 세계관은 여전했어요!

오늘 마부뉴스에서는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매드맥스 세계관처럼 어쩌면 닥쳐올지 모를 재난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매드맥스 세계관은 핵전쟁 이후 무너져버린 문명의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마부뉴스가 주목해 본 건 저출생 고령화로 닥쳐올 세계죠. 그중에서도 '피'가 주인공입니다. 저출생 고령화가 지속되어서 만약 앞으로 피가 부족해지면 어떻게 될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요. 헌혈은 줄어들고, 수혈받아야 할 고령층은 늘어나서 혈액 수급에 지장이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오늘 마부뉴스가 독자 여러분에게 던지는 질문은 바로 이겁니다.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초여름처럼 화창한 날씨가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기분도 낼 겸 영화관 나들이를 갔는데 다들 가벼워진 복장 차림으로 객석을 꽉꽉 채웠더라고요. 영화관에서 제가 본 영화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였습니다. 전작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나온 지 어느새 9년이 되었더라고요. 시간이 참 빠릅니다. 9년 전 영화 속에서 암에 걸린 워보이의 피 주머니 신세가 된 주인공 맥스의 설정이 얼마나 신박하고 매력적이었는지…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긴 시간이 지났지만 매력적인 매드맥스 세계관은 여전했어요!

오늘 마부뉴스에서는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매드맥스 세계관처럼 어쩌면 닥쳐올지 모를 재난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매드맥스 세계관은 핵전쟁 이후 무너져버린 문명의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마부뉴스가 주목해 본 건 저출생 고령화로 닥쳐올 세계죠. 그중에서도 '피'가 주인공입니다. 저출생 고령화가 지속되어서 만약 앞으로 피가 부족해지면 어떻게 될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요. 헌혈은 줄어들고, 수혈받아야 할 고령층은 늘어나서 혈액 수급에 지장이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오늘 마부뉴스가 독자 여러분에게 던지는 질문은 바로 이겁니다.

만약 미래에 피가 부족해진다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 19.3%... 곧 있으면 초고령사회

고령화라는 단어는 1956년 UN경제사회의사회에서 발간한 학술지에서 처음 등장했어요. 국가의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인구의 비율이 높아지게 되면 사회, 경제적인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을 겁니다. 고령화는 이런 사회적 변화를 내포하고 있죠. UN에서는 65세 이상 인구가 4%가 안 되면 유년인구국, 7% 미만은 성년인구국으로 분류했어요. 유년기, 성년기를 지나 65세 인구가 7%를 넘기게 되면 이제 이 국가는 노년인구국, 즉 고령화사회가 되는 거죠. 고령화사회를 넘어 65세 노령 인구가 14%를 넘기게 되면 그다음 단계인 고령사회로 분류하고, 20%를 넘기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는 어떤 상태일까요? 주민등록 인구통계 4월 데이터를 살펴봤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인구는 5,128만 5,153명. 이 중 991만 3,817명이 65세 이상입니다. 거의 1,000만 인구가 65세 이상인 거죠. 비율로 따져보면 19.3%로 초고령사회 기준인 20%까지 거의 다 왔습니다. 지난 총선에서는 60대 이상 유권자 수가 2030 유권자를 처음으로 추월하기도 했죠. 비율로 따져보면 22대 총선에서 60대 이상 비율은 31.4%였습니다. 반면 20대는 14.0%, 30대는 14.8%였고요. 20년 전인 17대 총선에선 2030 유권자가 전체의 46.7%였는데 지금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어버렸어요.
 
안혜민 마부뉴스 
저출생이 이어지면 향후 1~2년 안에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될 겁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미래의 대한민국 모습은 어떻게 될까요?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 대한민국 인구구조를 살펴봤어요.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뒤인 2072년엔 대한민국 인구는 3,622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한민국 인구가 3,600만 명을 기록했던 건 197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해요. 물론 두 해의 연령구조는 180도 다릅니다.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2072년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47.7%를 차지하고 있어요. 1977년엔 3.6%에 불과했던 고령인구가 이제 절대다수가 되어버리는 거죠.
 
안혜민 마부뉴스 
문제는 이런 고령화가 모든 지역에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마부뉴스가 지자체별 추계인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 2030년과 204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어떻게 변할지 그 변화를 나타내봤어요. 맨 왼쪽이 2020년 현재 기준이고, 가장 오른쪽이 2040년의 대한민국 지자체의 고령자 비율입니다.

붉은색으로 표시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시군구는 상대적으로 고령자 비율이 낮지만, 비수도권은 그렇지 않다는 걸 독자 여러분들도 한눈에 알 수 있을 겁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젊은 동네는 경기 화성시와 세종특별자치시였습니다. 인구가 새로 유입되는 화성시나 세종특별자치시는 상황이 괜찮지만, 고령자비율 상위권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경북, 전남 등 지방으로 분석됐어요. 2030년엔 경북 의성군의 고령자비율이 53.5%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었고, 2040년엔 경북 군위군이 62.7%로 가장 고령자 비율이 높을 것으로 나왔어요.
 
Q. 고령사회, 고령화사회를 가르는 분류 기준의 근거는 뭐죠?

UN의 노년인구국 분류 기준으로 알려진 65세 이상 노령 인구 비율 7%, 14%, 20%는 1990년대부터 우리 사회에서 사용되기 시작해서 언론, 정책, 학계에서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어요. 그런데 UN에서는 물론 국제사회, 국제 학계에서는 해당 비율에 따른 고령화사회, 고령사회, 초고령사회의 분류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에서는 이 분류 체계를 사용하게 됐을까요?

해당 분류 체계는 1980년대 일본에서 많이 사용됐는데, 그 근거는 UN경제사회위원회에서 발간한 연구지에 실린 논문에 있습니다. 논문에서 연구자는 "임의로 인구를 정의하면 노인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인구(aged population)"라고 주장했죠. 문제는 7%, 14%, 20%라는 수치가 전혀 논리적이지 못하다는 겁니다. 해당 비율이 되면 국가에 어떤 경제, 사회적 변화가 나타나는지에 대한 경험적 근거가 없거든요. 그래서 국제적으로 노령 인구가 몇 퍼센트 이상이어야 고령화사회인지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없고, 다만 65세 이상 노령 인구가 증가하는 사회에 대해 고령화사회(aging society)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대한민국 헌혈인 10명 중 6명이 1020세대

고령층이 점점 늘어난다면 경제 구조에도 영향을 줄 테고, 사회 전반의 변화가 불가피할 겁니다. 그중에서도 피, 즉 혈액이 입는 타격은 상당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헌혈은 대한적십자사에서 운영하는 헌혈의 집에서 보통 할 수 있죠. 간단히 적십자에 대한 역사를 살펴보자면… 국제적십자운동은 스위스의 앙리 뒤낭이 전장에 그래도 방치된 부상병을 보고 충격을 받아 시작된 인도주의 운동입니다. 적십자에선 전시 상황엔 구호 활동을 나서고, 평시엔 재난 구호 활동, 혈액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죠.

2023년 대한민국 국민의 헌혈률은 5.41%입니다. 2023년 대한민국 인구 5,132만 5,329명 중 헌혈 건수는 277만 6,291건으로 집계됐어요. 헌혈률의 흐름을 보면 200만 건에서 300만 건 내외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어요. 2005년부터 작년까지 살펴봤을 때 가장 헌혈 건수가 많았던 때는 2015년인데, 당시 헌혈 건수는 308만 2,918건으로 작년보다 30만 건 가량 많았죠.
 
안혜민 마부뉴스 
연령별로 보면 전체 헌혈에 참여한 사람들 중 20대가 가장 많습니다. 20대가 전체의 36.9%를 차지하고 있죠. 10대까지 포함하면 절반이 넘습니다. 1020의 헌혈 비율을 합치면 전체의 65% 수준이죠. 즉 혈액을 공급하는 데 있어서 저연령층의 헌혈이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저연령층의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는 거겠죠. 역대급 저출생이 이어지면서 10대와 20대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 테고, 그 영향으로 혈액 수급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연도별 흐름을 살펴보면 이미 10대 헌혈 인구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헌혈로 수급한 혈액의 대부분은 50대 이상의 노년층에게 수혈되고 있어요. 2015년 전체 수혈의 79%가 50대 이상에서 이뤄졌고, 2019년엔 그보다 더 늘어난 82%를 기록하기도 했죠. 지금 흐름이라면 대한민국의 고령층 수혈 비율은 더 늘어날 수 있을 겁니다. 헌혈해 줄 1020 세대는 점점 줄어들고, 수혈받을 노년층은 늘어나면 결국 혈액 수급에 비상상황이 생길 수 있어요.

또 하나의 변수는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이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겁니다. 독자 여러분, 코로나 판데믹 당시에 혈액 수급 비상사태가 이어졌던 것 혹시 기억나나요? 적십자에서는 매일매일 얼마만큼의 혈액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관리하고 있는데요. 적정혈액보유량은 일평균 5일분 이상이어야 하는데, 코로나가 번질 당시엔 혈액보유량이 3일에서 4일 이하로 떨어지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상황이 심각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코로나와 같은 재난급 전염병이 또 언제 터질지 모르잖아요. 이런 전염병이 터지면 감염 우려로 인해 헌혈자가 크게 줄어들 수 있게 되면서 혈액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요.
 

지역별 혈액 수급 불균형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의 혈액 수급 상황은 어떤 모습일까요? 국내 연구진이 대한적십자사의 헌혈 데이터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수혈 데이터를 분석해 봤습니다. 거기에다가 통계청의 지역별 장래인구추계까지 함께 살펴보면서, 2021년부터 2050년 사이의 대한민국 혈액 수급 상황을 전망해 봤어요. 일단 혈액 공급량은 2021년 260만 Unit에서 2050년 140만 Unit으로 감소할 예정입니다. 거의 절반이 줄어들죠. 혈액 공급량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65세 미만 모든 연령대에서 혈액 공급량이 감속할 것으로 예측됐어요. 유일하게 65세 이상 연령대에서만 늘어났고요.

아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Unit은 혈액의 국제 통용 단위인데, 1개의 혈액백을 의미합니다. 아마 독자 여러분들 중에서도 헌혈할 때나 수혈받을 때, 혈액이 담긴 플라스틱 비닐 포장백을 본 적 있을 겁니다. 이 혈액백 1개가 1 Unit입니다.

혈액 수요는 어떻게 변할까요? 고령층이 늘어나는 만큼 계속 늘어날까요? 논문 자료를 살펴보니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고령층이 늘어나는 만큼 혈액 수요는 2045년까지 계속 늘어나 510만 Unit으로 최고점을 찍습니다. 2021년의 혈액 수요량인 360만 Unit에서 150만 Unit 늘어난 수치죠. 다만 그 이후엔 우리나라 전체 인구수 감소의 영향으로 혈액 수요도 완만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어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더 깊고 인사이트 넘치는 이야기는 스브스프리미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콘텐츠의 남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하단 버튼 클릭! | 스브스프리미엄 바로가기 버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