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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첩 당일' 국방장관에 3번 전화…"자연스러운 소통"

<앵커>

해병대 수사단이 지난해 8월 숨진 채 해병 사건을 조사한 결과를 경찰에 넘겼던 날,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당시 국방장관에게 세 차례 전화를 했던 걸로 저희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경찰에 넘겨졌던 조사 결과는, 그날 저녁 다시 군에 회수됐습니다. 당시 수사단장이었던 박정훈 대령 측은, 대통령의 전화가 이 과정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여현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해병대 수사단은 지난해 8월 2일 낮 12시쯤 경북경찰청에 조사 결과를 이첩했습니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 출장 중이던 이종섭 당시 국방장관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로 3차례 직접 전화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첫 통화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이 장관에게 이첩 사실을 보고한 직후인 12시 7분에 이뤄졌습니다.

통화는 4분 5초간 이어졌습니다.

이후 윤 대통령은 12시 43분과 12시 57분에도 이 장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때 통화는 각각 13분 43초, 52초 동안 진행됐습니다.

그날 저녁 박정훈 대령은 집단 항명죄 피의자로 입건돼 보직에서 해임됐고, 경북경찰청으로 넘어갔던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는 군 검찰단으로 회수됐습니다.

박 대령 측은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통화가 이첩 기록 회수에 영향을 미친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7월 31일 이 전 장관이 해병대 수사단 조사 결과의 이첩 보류와 언론브리핑을 취소하라고 지시하기 직전에, '02-800' 국번으로 걸려온 일반 전화 상대방과 168초, 2분 48초 동안 통화한 기록도 확인됐습니다.

'02-800'은 용산 대통령실이 사용하는 국번입니다.

이런 통화 기록은 군사법원 재판부에 제출되면서 공개됐습니다.

그동안 이 전 장관은 채 해병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과 통화한 적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위성곤/민주당 의원 (지난해 9월 국회 예결특위) : 다시 묻겠습니다.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받으셨습니까? 통화하셨습니까?]

[이종섭/당시 국방부 장관 : 이 건과 관련해서 통화한 게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종섭 전 장관 측은 대통령의 격노나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을 빼라는 지시 등을 놓고 통화한 적은 없다는 얘기였다면서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과 국방장관이 통화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무리한 구조작전으로 인명사고가 난 것에 대한 질책이 있었다면서, 대통령과 국무위원이 전화로 소통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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