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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D리포트] 아들 위해 1천km 걸은 어머니…칠레인들 울렸다

한낮 아스팔트 위를 여럿이 걷고 있습니다.

다섯 살인 아들 토마스의 얼굴이 그려진 조끼를 입고, 엄마 고메스 씨가 선두에서 길을 엽니다.

토마스는 근육이 퇴화하는 희소 난치병인 듀센 근이영양증 환자입니다.

[카밀라 고메스 : (듀센 근이영양증은) 퇴행성 근육 질환입니다. 아이들의 근육이 약해지면서 결국 심장과 호흡기 근육까지 퇴화돼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신약이 나왔지만 문제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었습니다.

한시가 급한 고메스 씨는 지난달 거리로 나서 한 달째 걷고 있습니다.

고향 칠로에 섬에서 수도 산티아고까지 1천3백km에 이르는 길을 걸으며 공개 모금에 나선 겁니다.

서울에서 강릉을 두 번 왕복하는 거리입니다.

[카밀라 고메스 : 미국에 치료제가 나와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이지요. 390만 달러예요. 그래서 3.9달러씩 기부해 줄 수 있는 100만 명을 찾아 나선 것입니다.]

시작은 외로웠지만 오래지 않아 기적이 시작됐습니다.

사연이 알려지면서 경찰과 소방관 등 다양한 사람들이 행진과 모금에 동참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치료에 필요한 390만 달러 우리 돈 53억 원은 지난 주말 모두 채워졌습니다.

기대 날짜보다 열흘 이상 빨랐습니다.

목표액을 달성했지만 여전히 걷고 있는 고메스 씨는 "아들이 치료를 받게 될 때쯤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고메스 씨 가족은 곧 미국으로 떠나 아들의 치료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그전에 칠레 대통령을 만나 희소병 환우와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취재 : 신승이 / 영상편집 : 김종미 / 디자인 : 방명환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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