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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4억은 못 내죠" 대전역 떠나려는 성심당…저기 '춘향제'처럼은 안 될까? [스프]

[트렌드 언박싱] 지속 가능한 로컬 비즈니스 만들려면 (글 : 기묘한 뉴스레터 트렌드라이트 발행인)

기묘한 트렌드 언박싱
 
기묘한은 국내 최대 규모의 커머스 버티컬 뉴스레터 「트렌드라이트」의 발행인으로, 「기묘한 이커머스 이야기」의 저자이기도 하다. 매주 수요일 뉴스레터를 통해 업계 현직자의 관점을 담은 유통 트렌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지방 소멸의 시대, 하지만 역설적으로 잘 만들어진 로컬 경험의 가치는 오히려 더 올라가고 있다. 취향이 파편화됨에 따라, 더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은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고유성을 지닌 로컬 경험에 더 큰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로컬 비즈니스를 상징하는 존재를 단 하나 꼽는다면, 역시 대전의 자랑 성심당이 아닐까? 성심당은 2023년 매출 1,000억 원을 넘기는 것은 물론 영업이익 규모가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을 모두 제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러한 성심당의 성공을 이끈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역시나 오직 대전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희소성이었다. 그래서인지 성심당은 지금까지 여러 제안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전 내 매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성심당이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대전역 지점의 재계약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는 상황인데, 무엇보다 월 수수료에 대한 의견 차이가 크다고 한다. 우선 코레일유통은 26억 원에 달하는 성심당 평균 매출을 근거로 월 4억 원 수준의 임대료를 요구하였고, 이에 대해 성심당 측은 기존 1억 원이던 수준에서 4배 오른 것이 너무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5월 말 기준으로 해당 위치의 임대 사업자 공모는 4번째 유찰이 되었고, 마지막 5차 입찰 때는 가격이 3억 원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이나, 계약 연장의 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황이다.
 
성심당 대전역점은 상징적인 점포 중 하나로, 월 매출이 26억 원에 달할 정도로 핵심적인 곳이기도 하다. 출처 : 성심당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성심당 대전역 지점은 일종의 관문 역할을 하며 본점만큼이나 상징적인 점포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미 부산에서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또 다른 대표적 로컬 브랜드, 삼진어묵 역시 높은 월 매출을 기반으로 한 임대료 3억 원을 요구받자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결국 삼진어묵은 인근에 새로운 점포를 냈고, 현재 원래 삼진어묵의 자리는 본사가 서울에 있는 다른 어묵 브랜드가 차지하고 만다. 결국 부산역과 삼진어묵 모두에게 불행한 결과로 이어지고 만 것이다.

그렇다고 이를 단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 가르기' 식으로 바라보는 것 또한 옳지 않다. 코레일유통 측에서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코레일유통은 전국 모든 철도역 상업시설에 매출액 대비 17% 이상 50% 미만의 통일된 기준에 따라 운영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 원칙에 따르면, 그간 성심당은 오히려 과도한 특혜를 받은 것처럼 비칠 수밖에 없다. 다만 성심당 입장에서도, 이를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 지금처럼 높은 매출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삼진어묵 역시 철수를 결정한 것이, 당시 매출이 매년 10% 정도씩 떨어지고 있어서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구조를 바꿔야만 한다.

이를 가장 잘 보여준 사례가 또 다른 로컬 콘텐츠 남원 춘향제 사례가 아닌가 싶다. 춘향제는 1931년부터 열린, 현존하는 축제 중에서 가장 오래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유수한 전통은 물론, 매년 200만 명 가까이 다녀가는 큰 행사였지만, 작년 엄청난 비난을 받고 만다. 다수의 관람객들이 음식값이 터무니없다며 불만 섞인 후기들을 남긴 것이다.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춘향제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에게 컨설팅을 요청한다. 백종원 대표는 오래전부터 로컬에 관심을 가지고, 특히 지역 활성화 수단 중 하나로 축제 콘텐츠에 집중해 온 전력이 있었기에 많은 이들이 기대를 표했었다.
 
백종원 대표는 이번 춘향제 컨설팅 과정을 아예 유튜브 콘텐츠로 다루기도 하였다. 출처 : 유튜브 채널 백종원  
그리고 드디어 올해 공개된 춘향제는 많은 이들의 호평을 자아내며 환골탈태하는 데 성공한다. 백종원 대표가 로컬 특산품을 가지고 먹거리 메뉴를 개발하고 직접 사람을 뽑아 부스를 운영하며 퀄리티 높은 경험을 선사한 것이 통했던 것이다. 특히 무엇보다 핵심은 자릿세를 없앴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역 축제 바가지 논란이 나오면 흔히 해당 상인을 악마화하지만, 이들 역시 높은 자릿세를 부담하려면 결국 그 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건 간과한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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