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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낙서' 시키고 "도망 다녀라"…배후 '이 팀장' 검거

<앵커>

지난해 청소년들한테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를 하라고 지시했었던 30대가, 다섯 달 만에 붙잡혔습니다. 낙서에 등장했던 불법 사이트 운영자였습니다.

박재연 기자입니다.

<기자>

한 남성이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글자를 적은 뒤 사진까지 찍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17살 임 모 군 등 10대 청소년 2명은 지난해 12월 경복궁 영추문 옆 담벼락 등에 '영화 공짜'라는 말과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주소를 적었습니다.

[임모 군/경복궁 낙서 피의자 : (문화재인데 (낙서 전) 거부감은 안 들었나요?) …….]

임 군 등은 당시 텔레그램에서 자신을 '이 팀장'이라고 소개한 사람이 낙서를 하면 30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이 팀장'을 추적해 온 경찰은 사건 발생 5개월여 만에 어제(22일) 30대 남성 A 씨를 검거했습니다.

A 씨는 낙서에 쓰인 불법 사이트의 운영자로 사이트를 홍보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A 씨는 범행을 저지른 임 군에게 '도망 다니라'는 메시지를 보낸 뒤 연락을 끊고 잠적했습니다.

경찰은 텔레그램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추적에 어려움을 겪다 이달 중순 신원을 특정하고 전남 지역에 은신해 있던 A 씨를 체포했습니다.

경찰은 A 씨에게 문화재보호법 위반과 음란물 유포 등의 혐의를 적용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경찰은 A 씨와 함께 불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에 대해서도 추적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임 군과 모방범의 낙서로 얼룩진 경복궁 담장을 복구하는데 발생한 비용은 모두 1억 5천여만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다음 달 낙서범들에게 손해배상 민사 소송을 제기할 예정입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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