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을 출발해 싱가포르로 가던 여객기가 강한 난기류를 만나 승객 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치는 사고가 났습니다. 불과 3분 만에 항공기 고도가 1만 1,000미터 상공에서 1,800미터나 급하강했습니다. 당시 기내에선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사람들이 공중에 솟구쳤다 떨어질 정도로 충격이 컸습니다.
난기류 문제는 항공 안전을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입니다. CNN은 매년 미국에서만 6만 5천 대 항공기가 난기류를 경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기후위기와도 큰 연관이 있다는 겁니다. 특히 청천 난기류라는 게 위험을 높이는 주범입니다. Clear-air-turbulence, 즉 마른하늘에 갑자기 돌풍처럼 생기는 난기류를 뜻합니다.
영상으로 남은 '청천 난기류' 기내 모습



청천 난기류는 제트기류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제트기류는 높이 10킬로미터 안팎의 고고도 상공에서 부는 편서풍의 일종입니다. 특징은 바람길이 매우 좁으면서 풍속이 강하다는 겁니다. 이런 제트기류가 주변 공기를 교란시키면서 소용돌이 바람을 일으키는 현상이 청천 난기류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하필 국제선 민간 항공기의 순항 고도와 제트기류 발생 고도가 겹칩니다. 그만큼 위험성이 큰 거죠. 여기에 위험을 더 높이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비바람을 동반하는 일반적인 난기류는 항공기 기상 레이더로 쉽게 관측이 되는 반면 청천 난기류는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기상 레이더의 원리가 공기 속 수분이나 습도 차를 이용해 난기류를 잡아내는 방식인데, 청천 난기류는 말 그대로 마른하늘에 갑작스러운 돌풍이라 수분이나 습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구 온도 1도 상승 시 청천 난기류 최대 14% 증가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