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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끝내주는 영화, 그 이상의 이야기 :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스프]

[취향저격] 무의미한 자극으로 뒤덮인 세상에서 스스로를 구원하는 법 (글 : 홍수정 영화평론가)

스프 취향저격 매드맥스
간단히 말하자면,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끝내주는 영화다. 극장을 나서며 긴말 필요 없이 "끝내준다"고 되뇔 수 있는 영화는 드물다.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그런 영화다. 아름다운 디스토피아를 구현한 배경, 단순한 듯 탄탄한 스토리, 꼭 맞는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액션이 발군이다.

<매드맥스> 시리즈의 시그니처인 자동차 추격 신은 진화했다. 전작인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에 긴 막대(폴 캣)를 이용한 전투신이 나왔다면, 이번에는 날면서 공격하는 신이 등장한다. 액션만 보더라도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볼 만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볼거리 이상으로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는 영화니까. 조지 밀러가 이 영화를 통해 진짜로 하고 싶었던 말에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겠다. 아래부터는 영화 내용에 대한 스포일링이 있으니, 유의해 읽어주기를 바란다.

스프 취향저격 매드맥스
질문을 하나 던져보자.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무엇에 관한 영화인가. 황폐한 도시 시타델? 그곳을 지배하는 임모탄? 광기에 찬 전사들? 희망을 찾는 여자들? 모두 맞는 말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내용이 빠졌다.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이야기'에 관한 영화다.

이 영화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상기시킨다. 먼저 이 영화의 형식을 떠올려보자. 1장, 2장 등으로 챕터가 나뉘었다. 이것은 우리로 하여금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가 현실이 아니라, 만들어진 이야기임을 떠올리게 만든다.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영화와의 차이다.

또 영화 안에 대놓고 '이야기꾼'이 등장한다. 그는 주인공들의 주변을 맴돌며 쉼 없이 이야기를 만든다. 그의 모습은 영화의 감독, 조지 밀러와 겹친다. 그러면서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조지 밀러가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사실을 생각하게 만든다.

영화 속 캐릭터도 이런 측면을 강화한다. 이 영화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이야기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캐릭터가 많다.

퓨리오사(안야 테일러 조이)는 성모 마리아를 연상케 한다. 퓨리오사의 어머니 메리(찰리 프레이저)가 죽을 때, 메리는 마치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와 같은 형상이다. 이때 천을 덮어쓴 채로 어머니를 지켜보며 울부짖는 퓨리오사는 성모 마리아와 비슷하다. 이런 설정은 설득력이 있다. 메리는 퓨리오사 때문에 십자가에 매달렸다. 십자가의 메리(예수)는 퓨리오사(성모 마리아) 때문에 만들어진 셈이다. 그러므로 상황으로 보나, 외모로 보나 퓨리오사는 성모 마리아와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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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디멘투스(크리스 햄스워스)는 '토르'를 연상시킨다. 물론 그가 마블 시리즈에서 토르 역을 맡았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단순히 배우가 같기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다. 어느 순간 디멘투스의 망토가 붉게 물들였을 때, 그의 모습은 붉은 망토를 입은 토르와 겹친다. 디멘투스가 늘 들고 다니는 마이크는 토르의 망치와 비슷하다. 힘의 상징이며, 적을 공격하는 데 이용되기 때문이다.

챕터로 나뉜 진행. 이야기꾼의 등장. 익숙한 이야기 속에서 가져온 것 같은 캐릭터들. 이 외에도 판타지에 가까운 환상적인 연출까지. 이런 점들은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가 현실이 아니라 만들어진 이야기임을 강조한다. 이런 경향은 조지 밀러의 전작인 <3000년의 기다림>(2023)에서도 나타났다.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를 보며, 우리는 조지 밀러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감상하고 있는 셈이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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