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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관리에 '올인'한 현재…제가 좀 과한 걸까요?" [스프]

[직장인 고민처방] (글 : 황준철 박사)

황준철 직장인 고민처방 
황준철 직장인 고민처방
A. 최선을 다했다고 해서 최고가 되는 것은 아니다.

20대 후반은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이나 자격 등 진로의 성장과 안정된 미래를 위해 한창 정신없는 시간이지요. 그러다 보니 학교를 다닐 때도, 취업 이후에도 늘 미래라는 불안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해 다양한 활동, 필요한 자격 취득, 자기 관리 등에 많은 에너지를 집중하고 계시겠네요. 또래들에 비해 조금은 더 일찍 그리고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하다 보니 자격도, 준비도 많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무리 다양하고 완벽한 준비를 한다고 해도 동일한 불안감은 항상 주변을 맴돌고 있지 않은가요? 사실 완벽한 준비는 있을 수 없고, 미래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잖아요. 그리고 생각하는 수준 정도의 안정적인 삶은 아직 현실로 다가오지 않고 그 기준 또한 명확하지 않으니 불안과 두려움은 사라질 수가 없지요.

더불어 독서실과 자격증 외에는 남은 것이 없다는 것은 다양한 삶에 대한 경험이 부족할 수 있어 있다는 또 하나의 불안감을 키워가는 요인이 되지요. 독서실에 앉아서 경험하는 세상을 넘어 너무나 많은 것들이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다양한 이야기, 도전, 열정, 성공 스토리 등을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내가 살고 있는 삶과 누군가가 살고 있는 삶 사이에 괴리감을 느끼게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저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라는 문장이 눈에 확 들어오네요. 10~20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은 어떤 자세를 가지고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요? 더불어 그때 삶의 가치와 기준은 어떤 것일까요?라는 질문이 생기네요. 사실 이 시기에는 불안감보다는 다양한 경험과 관계 등의 탐색을 통해 내면적 동기, 삶이 목적과 방향성을 형성하는, 즉 나를 발견하는 중요한 과제를 가지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무엇보다도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강한 열정, 모르는 지식과 경험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욕,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희망과 기대, 두려움과 불확실성에 맞서는 도전과 위험의 감수, 능력에 대한 믿음과 내가 만든 목표의 성취에 대한 자신감, 결정을 내리고 행동에 옮기는 결단력, 경계를 확장하고 다양한 경험을 즐기는 모험심을 키우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들은 청춘이라는 시기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삶의 범위와 깊이를 확장시키고 인생의 방향과 목적을 정립하기 위한 기반을 만드는 시기라는 거지요.

이러한 폭넓은 감정과 진취적인 행동이 가능한 것은 가족이라는 재정적, 정서적 지지와 함께 아직은 책임이라는 무게감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인이 되고, 조직에 소속되며, 내가 선택한 가족을 이루게 되면 그만큼의 책임과 의무가 늘어나고 안정적인 성장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되지요. 그런데 왜 다양한 경험과 탐구를 통해 가능성을 찾을 시기임에도 벌써부터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삶이 반복되고 있을까요?

현대 사회의 빠른 변화와 불확실성은 젊은 세대에게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회문화적 압박의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첫 번째 무언가 늘 부족하다는 자기 신뢰의 저하, 정서적 불안정과 불만족이라는 심리적 차원. 두 번째 자기 증명, 외부적 평가의 집착 그리고 소셜미디어를 통한 기준 형성과 평가의 취약성이라는 사회적 차원. 그리고 경제적 안정, 외모 지상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는 문화적 차원이라는 압박이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자기 관리의 토대를 만들고 현재 그리고 지금을 온전히 즐기고 누릴 수 있는 행복감에 가치를 희생시켰지요.
 
황준철 직장인 고민처방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를 한 것 같지만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인간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경험을 통해 한 단계씩 심리적 발달 과제를 수행하고 그 경험을 통해 성장을 이루게 됩니다. 여기서 심리적으로 성장했다는 것은 내적 성숙, 정신적 강인함, 어려움과 도전에 대한 능력 등이 안정적으로 성숙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하면 성숙은 나에 대한 감정, 생각, 행동, 동기 등을 이해하는 자기 인식력을 높일 수 있어 어려움을 직면했을 때 회복력을 갖고 긍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더불어 개인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조건 없이 수용하고 인정하는 자신감과 자존감의 기초가 됩니다. 결국 성장의 과정은 자기 신뢰감과 효능감을 성장시킴으로써 불안과 두려움을 관리할 에너지를 충전시키게 하지요.

그런데 보내주신 내용을 살펴보면 안타깝게도 미래를 위해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최선이 최고가 되기 위한 밑단의 작업이 부족하신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끊임없이 무언가를 한다고 해도 불안과 두려움은 사라질 수 없는 삶의 영원한 과제가 되지요.

특별히 '인정받을 만한 직업적 위치, 누군가 보다는 우월한 외모, 안정적 자기 관리'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사실 이러한 기준은 너무 상대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누군가로부터 만들어진 기준은 언젠가는 또 다른 기준을 요구하기 때문이지요. 즉, 직업적 위치, 외모, 자기 관리는 그 위치와 나이가 되면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한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또 다른 기준과 요구는 항상 존재할 수밖에 없기에 삶을 즐길 수 있는 여유는 결국 없다고 불 수 있지 않을까요? 미래를 위한 현재의 포기는 미래의 또 다른 미래를 위한 희생이 될 수밖에 없기에 지금 그리고 현재를 즐길 수 없다면 영원히 즐길만한 여유는 없을 수도 있어요.
 
황준철 직장인 고민처방 
저는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상담을 할 때 '최선을 다한 노력이 때론 최고가 될 수는 없다'라는 문장을 자주 인용해요. 무언가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만 목적과 방향 그리고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더 이상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에도 다른 대안이 없는 것 같아 지속한다면 아무리 최선을 다했다고 해도 최고가 될 수 없기 때문이지요.

미래의 두려움을 위해 현재를 포기한다고 해서 내가 그토록 원했던 미래가 그 자리에 있을까요? 물론 어느 정도의 목적은 이룰 수 있지만 그 위치에서는 더 많은 것을 요구하기에 내가 그토록 원했던 '비로소 삶을 즐길 수 있어요'가 어려울 수 있지 않을까요? 미래의 현재도 또 다른 부족함을 준비하고 반영해야 하기에…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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