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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시 이란 대통령,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중동 정세 격랑

라이시 이란 대통령,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중동 정세 격랑
▲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헬기 추락 사고를 당한 에브라힘 라이시(64) 이란 대통령이 사망했다고 이란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확인했습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에 이은 사실상 2인자로 꼽혀온 라이시 대통령이 사망함에 따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 전쟁 등으로 살얼음판을 걸어온 중동 정세가 다시 한번 요동치는 등 파장이 예상됩니다.

히잡 시위와 경제난 등으로 민심 이반을 겪어온 이란 국내 혼란상도 가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후계구도 승계 과정에서 권력투쟁이 재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흐센 만수리 이란 행정 담당 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라이시 대통령이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도 이날 오전 "64세의 아야톨라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솔사다티는 이란의 제8대 대통령"이라며 그의 사망을 확인하는 보도를 타전했습니다.

IRNA는 전날 라이시 대통령이 댐 개통식에 참석한 뒤 헬리콥터를 타고 타브리즈의 정유공장 현장으로 향하던 중 삼림 지역에서 사고를 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란 반관영통신 메흐르도 전날 사고 헬기에 탔던 라이시 대통령 등 탑승자 전원의 사망사실을 보도하며 "라이시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의무를 수행하던 중 사고로 순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객들과 함께 이란 북서부에서 헬기 추락 사고로 순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동승자는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타브리즈 지역 성직자인 금요 기도회의 이맘 아야톨라 알 하하하, 말렉 라흐마티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 등이라고 IRNA는 부연했습니다.

헬기에는 라이시 대통령 등 당국자 3명과 조종사, 경호원 등 총 9명이 타고 있었다고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운영하는 매체 레파가 전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외신에 따르면 피르 호세인 콜리반드 이란 적신월사 대표는 잔해를 발견했고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추락 현장 발견 상황에 따르면 탑승객 사이에서 어떠한 생존의 신호도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사고를 당한 헬기는 추락으로 완전히 불에 탔다고 외신이 전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전날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 주(州)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뒤 타브리즈로 돌아오던 중 변을 당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 일행이 탑승했던 헬기는 짙은 안개와 폭우 등 악천후 속에 비행하다가 동아제르바이잔주 중부 바르즈건 인근의 디즈마르 산악 지대에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고 신고를 받은 이란 당국은 65개 수색·구조팀을 급파했으나, 짙은 안개와 폭우 등 악천후와 험난한 지형으로 현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튀르키예 아킨치 드론이 이날 사고 헬기의 잔해로 추정되는 열원을 발견, 이란 당국과 좌표를 공유해 본격 수색이 이뤄졌습니다.

열원이 탐지된 지역은 아제르바이잔 국경에서 30㎞가량 떨어진 이란 타빌 마을 인근으로 프레스TV가 공개한 수색 사진을 보면 사고 현장은 숲이 우거진 험악한 산악지역입니다.

강경 보수 성향의 성직자 출신인 라이시 대통령은 2021년 8월 취임했습니다.

현재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밑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며, 1970년 팔레비 왕정 반대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이슬람 혁명 2년 뒤인 1981년 검사 생활을 시작했으며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이 끝난 후에는 반체제 인사 숙청을 주도했습니다.

그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이란 당국은 2022년 시작된 이른바 '히잡 시위' 국면에서 시위대를 유혈 진압했습니다.

또 가자전쟁 중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하는 등 대외적으로도 초강경 이미지를 굳혀 왔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 헌법은 대통령의 유고시 부통령에게 대통령직을 승계하고 50일 이내 새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으로 대통령직은 이란 12명 부통령 중 가장 선임인 모하마드 모크베르에게 일단 승계되며, 그는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한 보궐선거를 준비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WP가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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