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김정은-트럼프, 마러라고서 처음 만날 뻔…'자존심' 탓 전용기 거부

김정은-트럼프, 마러라고서 처음 만날 뻔…'자존심' 탓 전용기 거부
"미국 쪽에서는 나름 호의를 가지고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 마라러고 별장으로 오라고 하기도 하고 (중략)…미국 측에서는 비행기를 보내줄 수도 있다고 했지만, 자존심 상해서 할 수 없는 거 아니냐, 중국에 의존해 비행기를 이용하고 싶지 않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오늘(17일) 출간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김영사)에서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 산책'을 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눈 대화 내용을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부분"이라고 밝힌 뒤 "김정은 위원장은 솔직하게 자기들의 전용기로 갈 수 있는 범위가 굉장히 좁다"고 발언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이 마러라고 뿐 아니라 하와이와 제네바를 제안하기도 했는데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로는 가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겁니다.

문 전 대통령은 북한이 가장 선호하는 곳은 판문점이었고 다음이 몽골 울란바토르였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제안한 장소 가운데는 싱가포르가 가장 가까웠으며, 싱가포르도 북한 전용기로 이동하기는 어려워 김 위원장이 "이런 고충을 다시 한번 말해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회담 장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문 전 대통령은 회고했습니다.

2018년 5월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2차 '번개'회담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 정상 간 이메일 소통을 제안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당시 회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월 12일로 예정된 제1차 북미 정상회담을 갑작스럽게 취소하면서 불과 한 달 여 만에 북한이 2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을 남측에 요청하면서 됐습니다.

남북 정상 간의 이메일 소통은 실무적으로도 검토됐지만, 북한이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이 지연됐고 이후 국면이 나빠지면서 성사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회고록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 외교부 1차관을 지낸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질문하고, 문 전 대통령이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됐습니다.

각 시기 주요 장면을 담은 사진 100여 장도 함께 실렸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