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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시작한 시리즈, VFX의 절정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 TV씨네멘터리

차이콥스키의 아내, 디피컬트, 낸 골딘,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편상욱 앵커 ■ 대담 : 이주형 SBS 논설위원

● 이주형의 씨네멘터리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인간의 존재 · AI시대의 결말 생각하게 해"
"'차이콥스키의 아내', 동성애자 차이콥스키의 아내 안토니나의 기록 바탕"
"'디피컬트', 환경운동가와 두 남자의 한 바탕 소동 통해 던지는 사회적 메시지"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 마약 막기 위해 제약사와 투쟁하는 낸 골딘"

※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기사 내용은 라이브 방송 내용과 100%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Q. 오늘 첫 번째로 소개해주실 영화는 “혹성탈출:새로운 시대”네요. 굉장히 오래된 프랜차이즈 영화로 제가 어렸을 때 TV에서 본 것 같은데 이 영화가 지금도 나오고 있다는 게 약간 놀랍습니다. 
=네, 그렇게 보면 범죄도시 시리즈는 이제 7년 밖에 안됐으니까 아직 프랜차이즈로는 아기라고 할 수도 있죠. 마동석 씨 예정대로 8편까지 나온다면 아마 한국 영화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이어진 프랜차이즈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영화라면 둘 다 형사범죄물로 3편까지 나왔던 “투캅스”와 “공공의 적”이 있는데요, 각각 5년과 6년에 걸쳐서 시리즈가 전개됐습니다. 또 하나는 이걸 통상적인 프랜차이즈 영화로 분류하는게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애마부인”이 극장용 영화로만 13년 간 12편이 나왔던 적이 있습니다.

“혹성탈출”은 1968년도에 시작한 시리즈입니다. “혹성탈출”보다 앞서 시작한 프랜차이즈는 1954년 시작한 “고지라”와 1962년 시작한 “007”밖에 없습니다. “혹성탈출” 다음으로 긴 역사를 가진 프랜차이즈 영화는 1977년 시작한 “스타워즈”입니다. 편 앵커도 “혹성탈출”을 아마 어렸을 때 TV에서 보셨다고 했는데 혹시 엔딩 장면이 기억나십니까? 
네, 주인공들이 백사장을 걷다가 반쯤 바다에 잠겨있는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경악을 하는 장면이었던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1968년 혹성탈출 오리지널 1편의 엔딩 장면인데요,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반전 가운데 하나죠, 자료 화면 볼까요? 유인원이 지배하는 다른 외계 행성에 불시착한 줄 알았던 주인공은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는 그게 외계 행성이 아니라 바로 수천년 뒤의 지구라는 걸 깨달으며 절규하는 장면입니다. 지구 밖 우주선에서는 시간이 빨리 흐르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인류가 거의 절멸하고 지능을 가진 유인원이 지배하는 세상이 된 겁니다. 

Q. 이번 “혹성탈출”은 앞서 나왔던 시리즈과 어떻게 다른 내용을 갖고 있습니까.
지금까지 “혹성탈출”은 모두 9편이 나왔습니다. 먼저 오리지널 시리즈가 다섯 편이 있는데요,   핵전쟁과 인류의 멸망을 다루고 있고요, 우주 탐험에 나선 인류가 우주선에서 시간 여행하다 지구로 와보니 유인원이 지배하는 세상이 됐다는 내용입니다.

2001년에 팀 버튼의 리메이크 영화가 한 편이 있고요, 2011년 “혹성탈출” 리부트 3부작이 시작되는데 내용은 인류가 치매치료제로 개발한 약을 유인원 시저에게 투약하면서 유인원은 지능이 발달하고, 거꾸로 이 치료제로 발생한 바이러스로 인류 대부분은 절멸하면서 유인원과 살아남은 인류가 전쟁을 벌인다는 내용입니다.

이번에 7년 만에 돌아 온 “혹성탈출:새로운 시대”는 제목처럼 다시 리부트 영화입니다. 영화는 시저의 죽음 300년 뒤의 이야기입니다. 감독은 앞선 3부작이 유인원들의 석기 시대였다면 이번에는 청동기 시대라고 말했습니다. 역시 유인원이 지배하는 지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요, 인간으로 치면 청소년쯤 밖에 안되지만 모험심 강하고 인간과 공존하려는 주인공 유인원 노아와 비밀을 간직한 인간 소녀 노바, 그리고 인간을 지배하려는 유인원 무리의 지도자 프록시무스 사이의 펼쳐지는 투쟁을 스크린에 담았습니다.

Q. “혹성탈출” 오리지널 영화에서는 배우들이 분장을 해서 유인원을 연기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다 컴퓨터 그래픽이죠?

그때는 배우들이 분장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분장을 지우지도 않고 그냥 숙소에 갔다가 다시 나오고 식사도 유동식으로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가끔 고형식도 나왔는데 그게 다름아닌 바나나였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있고요.  이 영화를 계기로 아카데미가 분장상을 만들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지금은 말씀하신 대로 대부분 VFX, 즉 CG로 유인원의 얼굴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1500개의 컷 가운데 VFX가 안들어간 컷은 30개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이 얼굴 표정을 CG로 만들기 시작한 가장 유명한 영화가 뭐로 기억하십니까?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이 가장 유명하죠. “반지의 제왕”의 감독인 피터 잭슨이 설립한 웨타 디지털이 바로 혹성탈출의 VFX를 담당했습니다. 그렇지만 유인원이라고 해도 100% CG는 아니고요, 배우가 연기를 하면 그 표정까지 두 대의 카메라로 캡쳐를 해서 유인원의 얼굴로 옮기는 겁니다. 전문 용어로는 퍼포먼스 캡쳐라고 하는데요, 한번 보실까요? 

“혹성탈출” VFX 작업에는 한국인 테크니션도 참여를 했는데요, 김승석 씨의 얘기 들어보시죠.
(전작들에서는) 원숭이들이 돌연변이가 생겨나면서 이제 말을 더듬더듬 하면서 그렇게 대화가 많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Yes, No, 거의 이 정도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전체적으로 서로 대화를 하는 수준까지 이제 원숭이들의 지능이 생겨나서 이제 그 부분이 표정을 하면서 표정 연기에 이제 다이얼로그까지 들어가니까 훨씬 더 많은 복잡한 부분을 작업하게 됐습니다.

Q. “혹성탈출” 시리즈는 인간도 나오지만 결국 유인원들의 이야기인데, 그게 또 들여다보면 결국에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은가 싶어요.
그렇죠, 인간은 퇴화해서 말도 잘 못하는 존재가 되고 인간이 보기에는 진화가 덜됐다고 생각하는 유인원들이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걸 보면 충격적이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지금 지구를 지배하는 종족은 인간이지만 개체수로만 보면 개미나 식물이 지구의 주인이라고 볼 수도 있잖아요. 

그렇다면 과연 인간이란 존재는 지구에서 무엇인가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 또 영화를 보면 빌런 유인원들은 계속해서 지식을 축적하고 문명을 발전시키려고 하거든요, 그걸 위해서 ‘유인원은 유인원을 죽이지 않는다’라는 유인원 세계의 원칙을 무너뜨리면서 다른 유인원도 죽이고 인간도 죽이려고 합니다. 딥러닝, A.I.의 시대에 지식 추구의 속성에는 결국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궁금하고요. 웨스 볼 감독은 이번 “혹성탈출”은 진실과 지식, 앎의 의미를 탐구한다고 밝혔습니다.

Q. 다음 영화로 가시죠. 이번에 소개해주실 영화는 뭡니까?
먼저 음악 잠깐 듣겠습니다. 이 곡 귀에 익으시죠?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작품번호 23입니다. 이 곡뿐 아니라 비창,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등을 남긴 차이콥스키는 러시아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음악가입니다. 그런데 알고보면 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은밀한 사생활이 있었습니다. 바로 동성애자라는 것이었죠. 차이콥스키가 활동하던 당시에 러시아 제국에서는 동성애는 시베리아 유형에 처해질 정도로 중죄였다고 합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영화는 소련 대중음악의 슈퍼스타였던 고려인 빅토르 최를 다룬 영화 “레토”의 감독으로 알려진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의 “차이콥스키의 아내”라는 영화입니다. 

Q. 그렇다면 주인공이 차이콥스키가 아니라 차이콥스키의 아내인가요? 줄거리를 소개해주시죠?
우선 감독은 이 영화의 내용이 아주 작은 부분은 상상력이 가미되기도 했지만 영화 속의 거의 모든 대사들이 차이콥스키의 아내가 남긴 기록을 기반으로 작성했다고 한 점을 밝혀둡니다. 차이콥스키가 37살, 안토니나 밀류코바가 28살 때 두 사람은 처음 만납니다. 안토니나는 차이콥스키에게 첫눈에 반하고 계속 결혼하자고 하는데 차이콥스키는 “만약 당신이 형제간의 우애같은 담담한 사랑에 만족할 수 있다면 청혼하겠다”고 답합니다. 두 사람은 결국 결혼하게 되지만 애초부터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가리기 위해 결혼한 차이콥스키는 신혼 초부터 냉담한 반응을 보이다가 석달을 못버티고 도망쳐서 이혼을 요구하지만 안토니나는 들어주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안토니나는 다른 남자들을 만나고 아이를 낳아서 고아원에 보내는 와중에도 차이콥스키를 향한 사랑인지 집착인지 모를 애정을 버리지 않습니다.

Q. 왠지 영화가 좀 우울한 분위기, 러시아적 인상이 강한 영화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 영화는 어떤 측면에 주목하면서 보면 좋을까요?
흔히 볼 수 없는 러시아 영화입니다. 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는 올해까지 4회 연속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러시아의 명감독이자 푸틴 정건에 비판적인 진보적인 지식인입니다. 키릴 감독은 연극인 출신으로 발레와 오페라까지 섭렵한 경력이 있습니다. 

이런 감독이 어떻게 화면을 구성하고 영화의 분위기를 연출해내고 배우들의 연기를 이끌어내는지, 러시아 영화의 느낌은 어떤지 주목해서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독은 또 19세기 배경의 이번 영화를 연출하면서 여러 그림들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러시아는 유럽의 일부라서 인식이 강했던만큼, 유럽의 명화들을 감상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으니까요, 이 영화에서 그런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Q. 다음 영화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영화를 함께 소개해주신다고요
네, “디피컬트”라는 프랑스 코미디 영화와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라는 미국의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Q. 얼핏 들어서는 공통 분모가 전혀 없어보이는데, 어떤 측면에서 두 영화가 비슷한 구석이 있습니까?
두 영화 모두 사회적인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먼저, 연중 가장 싸게 상품을 파는 날이죠, 블랙프라이데이에 물건을 차지하기 위해 백화점 문 열기만 기다리는 소비자들과 이들을 막아선 환경운동가들과의 한바탕 소동으로 시작하는 영화 “디피컬트”는 지구온난화 같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불필요한 소비를 지양해야한다는 환경 운동가를 주인공으로 합니다. 

한국 관객에게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잘 알려진 노에미 메를랑이 환경 운동 밖에 모르는 급진적인 환경운동가 역을 맡았는데요, 그녀에게 두 남자가 나타납니다. 한 사람은 소비를 멈출 수 없어 파산한 맥시멀리스트고요, 또 한 사람은 공항 세관에서 물건을 빼돌려 판매하는 공항 노숙자인데 두 사람이 공짜 술을 얻어먹으로 환경 운동 모임에 갔다가 노에미 메를랑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습니다.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은 2022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입니다. 낸 골딘은 동성애와 에로티시즘 등 미국의 언더그라운드를 솔직하고 일상적인 사진 속에 드러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사진작가인데요, 이 영화는 그녀의 이런 면모와 더불어 십년 동안 미국인 오십 만명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알려져 있는 마약성 진통제 옥시콘틴을 생산한 제약 회사 퍼듀의 소유주인 새클러 가문을 상대로 투쟁을 벌이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옥시콘틴은 편 앵커도 아실텐데요, 요새 미국에서 펜타닐 좀비라는 말이 있는데, 바로 그 마약 펜타닐이 옥시콘틴과 헤로인을 거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간 합성 마약이거든요, 이런 마약의 대규모 확산에는 새클러 가문이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량 생산하고 판매해온 옥시콘틴이 있습니다. 하지만 새클러가의 로비와 기부로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구겐하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같은 유명박물관이 그들의 이름을 딴 전시실 등을 운용했고 이에 낸 골딘과 활동가들은 다년간에 걸친 시위와 노력으로 그들의 이름은 철거시켰습니다. 새클러 가문은 지금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들이 영화에 나옵니다.

(SBS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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