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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 사용하는 해달, 먹이 다양성 풍부하고 이빨 손상 적어"

"도구 사용하는 해달, 먹이 다양성 풍부하고 이빨 손상 적어"
▲ 도구를 사용해 먹이를 잡아먹는 해달

해달은 배영 자세로 수영하며 배 위에 돌을 올려놓고 조개 등을 깨뜨려 먹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처럼 도구를 사용하는 해달을 관찰한 결과 더 크고 다양한 먹이를 잡아먹을 수 있고 이빨 손상도 적어 생존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 크리스 로 박사팀은 17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연안에 사는 해달이 먹이 부수는 방법과 식이 패턴, 이빨 건강 등을 관찰한 결과 도구를 사용하는 해달이 더 큰 먹이를 잡아먹고 이빨 손상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캘리포니아 연안에 주로 서식하며 다시마숲을 해치는 성게를 잡아먹어 해양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달(Enhydra lutris nereis)은 현재 3천여 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 멸종위기종 법에 따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연구팀은 캘리포니아 중부 연안에서는 큰 전복과 성게 같은 먹이가 점차 감소하면서 해달이 게, 조개, 홍합, 바다 달팽이 등을 더 자주 잡아먹고 있다며 껍질이 딱딱한 먹이는 해달의 이빨을 훼손할 수 있고 이는 생존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캘리포니아 연안에서 해달 196마리에게 무선 인식표를 부착하고 추적해 이들이 돌, 조개 등 도구를 사용해 먹이를 부수는 방법을 관찰하고, 도구 사용 여부와 식이 패턴 및 이빨 건강의 연관성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수컷과 암컷 모두 먹이를 사냥할 때 도구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도구를 사용하는 해달이 사용하지 않는 해달보다 다양한 종류의 먹이를 골고루 섭취하고 이빨 부상도 훨씬 적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수컷보다 몸집이 작고 이빨로 무는 힘이 약한 암컷 수달은 수컷보다 도구를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았으며, 도구를 사용하는 수컷에 비해 최대 35% 더 단단한 먹이를 섭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로 박사는 새끼를 길러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열량이 필요한 암컷이 신체적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도구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며 이 연구 결과는 해달에게 있어 도구 사용이 생존을 위한 중요한 행동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돌고래와 침팬지, 보노보 등도 같은 이유로 암컷이 수컷보다 도구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들 종도 암컷이 새끼를 기르는 경향이 있고 이 과정에서 도구 사용 행동을 새끼에게 물려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Chris Law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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