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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침입에도 "주말이라"…경찰 대응 미룬 사이 '방화'

<앵커>

지난주 경기 화성에서 60대 남성이 주택에 불을 질러 집 안에 있던 여성이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취재해 보니, 피해 여성은 이전에 이 남성을 폭행과 흉기 난동으로 경찰에 세 차례나 신고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주말이라 조치가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9일 밤, 경기 화성의 한 주택에서 불이나 집주인인 60대 여성 B 씨가 크게 다쳤습니다.

화재 원인은 방화였습니다.

경찰은 다음날 새벽 2시쯤 집 근처 야산에 숨어 있던 60대 남성 A 씨를 방화 치상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B 씨와 동거했던 A 씨는 사건 당일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취재 결과 앞서 B 씨는 A 씨를 세 차례나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첫 번째 신고는 지난달 22일로 A 씨에게 맞아 B 씨는 팔이 부러졌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피해자 딸 : 엄마가 좀 겁을 먹으셨는지 맨발로 와서 나 좀 도와달라고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지난달 30일에는 A 씨가 비어 있던 B 씨 집에 들어가 베개에 칼을 내리꽂는 이상 행동을 보였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A 씨를 응급입원 조치했습니다.

병원에서 나온 지난 4일, A 씨는 다시 B 씨의 집을 찾아가 낫으로 테라스 문을 깨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당시 경찰은 주말이라 분리 조치가 힘들다고 대응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같이 결혼할 의사로 그렇게 살았는데 어떻게 갑자기 내쫓아요. 저희가 바로 (임시조치) 신청할 테니까. 이제 주말이 껴서 지금 힘들다니까요.]

경찰은 나흘 뒤인 지난 8일에서야 임시조치를 신청했습니다.

다음날 법원이 승인했지만, A 씨의 방화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피해자 딸 : (경찰이) 조금만 더 확실하게 분리를 하거나 좀 강력하게 조치를 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죠.]

전문가는 A 씨가 여러 차례 심각한 폭력을 저지른 만큼 격리할 방법을 다방면으로 검토했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민고은/변호사 : 스토킹 처벌법의 적용 여부 검토나 구속영장 신청 등의 더욱더 적극적인 방식을 검토해 보았다면 어땠을까….]

경찰은 반복된 폭행에도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임시조치를 신청한 뒤 신병 문제를 처리하려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최재영, VJ : 노재민·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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