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악성 민원에 지쳐가는 교사들…10명 중 4명 "학교 대응 불만족"

악성 민원에 지쳐가는 교사들…10명 중 4명 "학교 대응 불만족"
▲ 전교조 강원지부 '서이초 교사 추모 및 재발 방지 대책 촉구' 기자회견

지난해 서울 서이초 신규 교사가 사망한 사건 이후 학교 민원 대응팀 구성과 학생 분리 조치 시행을 핵심으로 한 '교권 5법'이 마련됐으나 현장에서는 대책의 실효성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는 스승의 날을 앞둔 지난 9∼13일 학교 민원 대응팀 구성과 학생 분리 조치가 학교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운영되는지와 아동학대 신고·악성 민원으로 인한 피해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전교조 강원지부는 도내 모든 교사를 대상으로 업무용 메일과 메신저를 통해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고, 총 589명이 응답했습니다.

학교장을 책임자로 한 민원 대응팀 구성과 관련해 응답 교사 중 334명(58.4%)이 구성돼 있다고 답했습니다.

74명(12.6%)은 구성되지 않았다고 했고, 171명(29.0%)은 모르겠다고 응답했습니다.

민원 대응팀이 구성돼 있다고 응답한 교사 334명 중 53명(9.0%)은 '교사가 학교 민원팀의 실무 책임을 맡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전교조 강원지부는 이를 두고 교육부에서 학교 민원 대응팀을 도입하면서 교사가 민원에 대응하지 않도록 악성 민원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일부 학교에서는 사실상 교사가 또다시 실무를 맡게 되면서 도입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학교의 민원 대응 시스템에 만족하느냐는 물음에는 261명(44.3%)이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고, 174명(29.5%)은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만족한다고 응답한 교사는 154명(26.1%)에 그쳤습니다.

교사들은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가장 시급한 대책으로 무고성 민원에 대한 법적 조치 강화(421명·71.5%)를 꼽았고, 그다음으로 법적 분쟁 발생 시 교육청이 소송 사무 전담 처리(249명·42.3%)를 택했습니다.

이는 교사들이 '아니면 말고' 식의 무고성 민원에 시달리는 현재 상황을 대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교조 강원지부는 설명했습니다.

또 응답자 중 296명(50.3%)은 교육활동 침해 학생을 피해 교사로부터 즉시 분리 조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학생 분리 조치 제도 안착을 위해 분리 학생 전담 인력 지원(440명·74.7%)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고, 분리 학생을 교육할 수 있는 공간 지원(252명·42.8%), 경계선 지능 장애·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발달장애 등 특별한 교육 및 심리 치유 대상 학생을 위한 전문 인력 지원(195명·33.1%)이 뒤를 이었습니다.

실제 피해 사례에 관해서 응답자 중 73명(12.4%)은 아동학대 신고 위협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고, 16명(2.7%)은 실제로 신고까지 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교조 강원지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교사들이 더 안전하게 교육할 수 있는 학교 환경 조성을 위해 교육 당국과 교섭, 행·재정적 지원 확대를 요구할 계획입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