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쓸개즙 치고 왔냐?"…'한우 감량' 사기 덜미

<앵커>

한우 중간 판매 업자들이 소가 마시는 물통에 쓸개즙을 몰래 뿌렸던 사건, 지난해 저희가 전해 드렸습니다. 경찰은 판매업자들이 싼 가격에 한우를 사기 위해서,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이들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사공성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업자들이 소가 마시는 물통에 어떤 액체를 뿌렸다는 건데, 경찰도 수사에 나섰습니다.

지난 2020년 12월 경북 안동의 한우 농가에 찾아온 중간판매업체 사장 A 씨와 직원 B 씨.

A 씨가 농장주에게 말을 거는 사이, B 씨는 축사 안으로 들어가 수상한 액체를 급수대에 뿌립니다.

2년 뒤 경남 창녕의 농가에서도 B 씨가 액체를 뿌리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냄새를 맡은 소들은 기겁하며 뒷걸음질칩니다.

[심상원/피해 농장주 : 소가 물도 안 먹고 사료도 안 먹고, 막 고함을 칩니다. 꽥꽥 소리를 내고.]

액체는 강한 쓴맛을 내는 소 쓸개즙으로 확인됐습니다.

피해 농가들은 kg당 200원 정도를 더 주겠다는 말에 사장 A 씨와 한우를 팔기로 계약했습니다.

그런데 출하 전날 B 씨가 급수대에 몰래 쓸개즙을 뿌렸고, 하루 동안 물과 사료를 전혀 먹지 않은 소들은 감량된 상황에서 A 씨에게 넘겨졌습니다.

[심상원/피해 농장주 : 한 마리 한 50~60kg 감량이 되거든요. 금액적으로 1억 정도를 제가 손해를 봤죠.]

경찰은 소 매입가를 낮추기 위한 범행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A 씨는 혐의를 부인했고 B 씨는 자신의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했지만, A 씨의 휴대전화에서 결정적인 단서가 발견됐습니다.

A 씨가 B 씨에게 "쓸개즙을 치고 왔느냐?"고 묻고 B 씨가 답한 대화 내용이 포착된 겁니다.

또 이들이 농가를 방문할 때 사용한 차량에서도 여분의 쓸개즙이 나왔습니다.

경찰은 두 사람을 사기와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상태로 넘겼습니다.

(영상편집 : 박지인, 디자인 : 서승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