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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 멸종위험 등급 하향 검토"에 '시기상조' 우려

<앵커>

서해안 갯벌과 습지에서 번식 중인 저어새는, 전 세계에 6천여 마리 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 야생동물입니다. 그런데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저어새의 멸종위험 등급을 두 단계나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인천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우려를 표했습니다.

송인호 기자입니다.

<기자>

주걱 모양의 독특한 부리로, 서해 갯벌과 습지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저어새.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6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데 이어 2012년에는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에 포함됐습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도 지난 2000년부터 멸종위험 적색목록 9개 등급 가운데 '절멸'과 '야생 절멸', '위급' 바로 아래인 '위기'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0년 전 세계 2천여 마리에 불과하던 저어새가 올해 초 6천여 마리로 늘어나자 세계자연보전연맹은 최근 저어새의 멸종위험등급을 '위기'보다 두 단계 아래인 '준위협'으로 하향 조정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준위협'은 '멸종위기는 아니지만 '보존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멸종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인천 지역 64개 시민사회단체는 우려를 표하고 나섰습니다.

저어새의 주 서식지인 인천 갯벌과 습지가 여전히 훼손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등급 하향 조정은 시기상조라는 겁니다.

[장정구/인천갯벌 세계자연유산등재 추진협력단 : (두 단계 하향조정은) '아, 멸종에서 벗어나고 있다'라고 하는 인식을 주게 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러면 그동안 번식지라든가 종 자체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노력들에 '더 이상 안 해도 되는 거 아냐?'라고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환경부는 국내 멸종위기종에 대한 등급 조정은 5년에 한 번씩 하는 만큼, 저어새의 서식지 실태와 개체 수 등을 면밀히 검토해 오는 2027년 재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임동국,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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