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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도 한복판에 한국 작가 작품…'역사 무게 지탱하는 민초들'

미국 수도 한복판에 한국 작가 작품…'역사 무게 지탱하는 민초들'
▲ 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국립아시아미술관 앞에 9일(현지시간) 한국 현대미술가 서도호(62)의 작품 '공인들(Public Figures·사진)'이 전시돼 있다.

"집단과 개인 사이의 긴장, 억압과 그에 맞선 민중의 회복력 사이의 긴장, 각자가 가진 여러 사상 사이의 긴장이 작품에 담긴 생각이라고 봅니다."

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공립 박물관 및 전시관이 주변에 밀집한 지하철 스미스소니언역에서 도보로 3∼4분 거리에 위치한 국립아시아미술관 앞에 지난달 27일(현지시간)부터 한국 현대미술가 서도호(62) 작가 작품 '공인들'(Public Figures)이 전시됐습니다.

도시 곳곳에 위인들의 동상이 서 있는 미국의 심장부 워싱턴에 서 있는 이 작품은 특이합니다.

얼핏 보면 동상 없는 동상대(臺)를 연상시키기 때문입니다.

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국립아시아미술관 앞에 9일(현지시간) 한국 현대미술가 서도호(62)의 작품 '공인들(Public Figures·사진)'이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멀리서 보면 '미완성 작품'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민초(grassroot)를 연상케 하는 '풀(잔디)' 위에 '동상 없는 동상대'가 서 있고, 그 아래에 동상대를 떠받치고 있는 수백 명의 평범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9일 '공인들' 전시 현장을 찾은 한국 특파원단과 만난 캐럴 허 국립아시아미술관 큐레이터는 이 작품을 설명하면서 유독 '긴장' 또는 '갈등'을 의미하는 단어 '텐션'(tension)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동상대가 국가를 이끌어 가는 권력자들과 권력 집단이 국익과 공공선 등을 명분으로 부과하는 '하중'을 상징한다면 그 무게에 주저앉지 않은 채 동상대를 지탱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민중의 억센 회복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억압과 회복력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이 이 작품의 메시지 중 하나일 수 있다고 큐레이터는 소개했습니다.

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국립아시아미술관 앞에 9일(현지시간) 한국 현대미술가 서도호(62)의 작품 '공인들(Public Figures·사진)'이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동상대 위는 비어있는 반면, 그것을 떠받치고 있는 이름 없는 사람들은 깨알같이 묘사해낸 이 작품은 위정자 내지 영웅과 민중 가운데 역사에서 누가 더 중요한지에 대해 생각해 보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일 수 있다고 큐레이터는 덧붙였습니다.

서도호 작가는 현재 영국을 근거지로 삼아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글로벌 작가이며, 이 작품이 한국인을 묘사했다는 설명은 없습니다.

작품의 전시를 추진하고 후원한 국제교류재단(KF) 한미미래센터 배성원 소장은 "일단 2029년 4월까지 5년간 전시될 예정"이라며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미국 수도의 중심지에 한국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것은 매우 뜻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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