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치인 테러 확산…전 베를린 시장도 피습

유럽의회 선거를 한 달 앞두고 독일에서 정치인을 상대로 한 물리적 공격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당국은 극우 성향의 일부 용의자를 검거하는 한편 정치인 테러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할 방안을 찾기로 했습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오후 4시 15분쯤 베를린 노이쾰른의 한 도서관에서 프란치스카 기파이 베를린 경제장관이 뒤에서 날아온 가방에 맞아 머리를 다쳤습니다.

가방에는 딱딱한 물건이 들어 있었고 용의자는 현장에서 도주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집권 사회민주당(SPD) 소속인 기파이 장관은 연방정부 가족장관과 베를린 시장을 지낸 유력 정치인입니다.

기파이 장관은 "과거 구청장으로 일하며 재건에 힘썼던 도서관에서 공격받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오후 6시50분쯤에는 드레스덴의 광장에서 한 남녀가 선거 홍보물을 붙이던 녹색당 정치인에게 침을 뱉고 포스터를 찢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검거한 용의자 2명이 극우단체와 관련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지난 4일에는 사회민주당 소속 마티아스 에케 유럽의회 의원이 괴한 4명에게 폭행당해 안와골절상을 입었습니다.

용의자들은 17~18세로 에케 의원뿐 아니라 인근에서 포스터를 붙이던 녹색당 선거운동원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최근 새로 생긴 청년 극우단체에 가담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연방과 16개 주 내무장관은 어제(7일) 화상회의를 열어 정치인 테러 처벌을 강화하고 선거 유세 등 행사장에 연방경찰을 투입해 보호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낸시 패저 연방 내무장관은 법무부와 형법 개정도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내무부에 따르면 선출직 공무원을 상대로 한 범죄는 지난해 2천710건 발생해 1년 전보다 53％ 늘었습니다.

독일에서는 다음 달 6∼9일 유럽의회 선거에 이어 오는 9월 극우정당 지지세가 강한 작센·튀링겐·브란덴부르크 주의회 선거가 치러집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