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게 전화 걸어서, 자신을 형사라고 속인 뒤에 다른 사람들의 개인 정보를 빼낸 남성이 일주일째 잡히질 않고 있습니다. 수배자를 쫓는 형사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경찰이 7명의 주소와 주민번호를 알려준 걸로 드러났습니다.
CJB 박언 기자입니다.
<기자>
얼굴을 가린 남성이 공중전화 부스로 들어가고 수화기를 듭니다.
여기저기 전화하더니, 10분 정도 지나자, 자리를 뜹니다.
남성 A 씨가 전화를 건 곳은 청주 지역 지구대와 파출소 네 곳.
그중 한 경찰관에게 형사를 사칭하기 시작했습니다.
A 씨는 수배자인 30대 여성을 쫓고 있는데, 경찰서 전산이 먹통 돼 검색이 안 된다며, 경찰관 B 씨를 속이고 신원 조회를 요청했습니다.
B 씨는 평소 들었던 형사의 이름이라서 의심 없이 특정 이름과 나이대를 넣어 신원 조회를 했고, 검색된 60여 명 중 상위에 노출된 서울과 경기 지역에 사는 7명의 주소지와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줬습니다.
그러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 진짜 형사인지 재차 신원 확인을 요구했지만, 이미 개인 신상은 유출돼 버렸습니다.
곧장 경찰은 피해자 7명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일주일째 A 씨를 쫓고 있지만, 충남 지역으로 달아나 아직 붙잡진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남성이 실제 형사 이름을 말한 게 과거 조사를 받았던 사람이거나, 경찰 체계를 잘 아는 사람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통화 중 녹음 버튼을 누르지 않아 파일은 없지만, 경찰관이 내부 시스템으로 신원 조회를 함부로 한 점, 사칭에 속은 점 등에 대해 조만간 감찰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천기 CJB)
CJB 박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