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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이 쌓인 의사 가운…원광대병원 교수들 단체 사직서 제출

수북이 쌓인 의사 가운…원광대병원 교수들 단체 사직서 제출
▲ 원광대학교병원 대강당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뒤 가운을 두고 떠나고 있는 모습

의대 교수들의 주 1회 휴진과 사직이 이어진 오늘(29일) 전북 원광대 의대와 원광대병원 교수들이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원광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늘 오전 8시 30분쯤 병원 대강당에 모여 원광대 의대 학장에게 사직서를 다시 제출했습니다.

비대위는 지난달 25일부터 교수 155명 중 110여 명이 병원에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아직 결재되지 않아 사직서를 대학에 재차 제출하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직서는 의대학장 등을 거쳐 총장에게 전달될 예정입니다.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들은 단체로 입고 있던 가운을 벗어 한 곳에 모아 놓고 차례로 강당을 빠져나갔습니다.

가운을 벗은 교수들은 사복이나 수술복 등을 입고 진료를 볼 예정입니다.

비대위는 교수들이 벗어둔 가운을 우선 따로 보관해 두기로 했습니다.

원광대병원 교수들의 사직서를 한 곳에 모아 의대 학장에게 전달하고 있는 모습

교수들은 대학 본부는 의대 증원 과정에서 의대 교수들에게 어떠한 의견도 듣지 않았다며 (정부와 대학 본부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사직서 제출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교수들이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지났기 때문에 언제든지 병원을 떠날 수 있다며, 다만 환자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어 기존 환자 진료 등 의사의 책무를 다한 뒤 병원과 대학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주부터 시행 예정인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 중단에 대해서도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강홍제 비대위원장은 자체 설문조사 결과 교수들의 70%가량이 주 72시간 근무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미 체력적인 한계를 넘어선 상태의 교수들이 이전과 같은 근무를 이어가면 환자에게 의료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월∼목요일에 집중해 진료한 뒤 주 1회 휴진하게 됐다고 부연했습니다.

전북 원광대학교의 빈 강의실

그동안 여러 차례 개강을 미룬 원광대 의대가 오늘부터 수업을 시작했지만, 의대생들 대부분은 등교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강 비대위원장은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이 학교와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은 상황에서 대학교수라는 자리에 마음이 떠난 교수들이 상당수 있다며, 이미 조용히 가운을 벗는 '조용한 사직'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의대 증원을 다시 논의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교수가 떠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부가 의대 증원분의 50∼100% 범위에서 내년 신입생을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한 만큼 각 대학은 신입생 인원을 결정해 오는 30일까지 대교협에 제출해야 합니다.

이에 원광대 의대 학장단은 어제 총장에게 보낸 호소문을 통해 의대 증원을 보류해 달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학장단은 증원된 150명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시스템에 입력하면 2천 명 의대 증원으로 빚어진 의료 대란과 교육 붕괴를 막을 마지막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며, 총장은 대학 운영진을 설득해 의대 증원을 보류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기존 93명에서 150명으로 의대 정원이 늘어난 원광대는 최근 내부게시판을 통해 의대 정원을 150명으로 증원한다는 학칙 변경안내문을 게시한 상황입니다.

원광대 관계자는 학칙 개정은 정부의 의대 자율 증원 허용 발표 이전에 진행된 것이라며, 대학본부는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정원을 두고 막판까지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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