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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하려 해도 계속 맴도는 그 말'…말로 만든 벙커 탈출하는 방법 [스프]

[스프칼럼] (글 : 김태훈 교수)

김태훈 스프칼럼
지난 칼럼에서 방해 말이 샷을 망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았다. 요약하면, 방해 말에서 언급한 스윙의 특정 요소에 과도하게 신경을 쓰거나 방해 말 자체로 인해 주의가 산만해져서 샷을 제대로 구사하기 어렵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말로 만든 벙커에 빠지고 나면 라운딩 내내 신경이 쓰여 경기 자체를 망치는 일도 허다하다.
 

어디서나 보이는 방해 말의 영향

방해 말의 부정적인 영향은 거의 모든 스포츠에서 보고되고 있다. 특히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경기에서도 심지어 중고등학생이 참여하는 경기에서도 방해 말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경기에 없어서는 안 되는 양념이라거나 필요악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방해 말은 누군가의 노력을, 예상하지 못한 외적인 요소로 무위로 돌릴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심지어 감정 없이 프로그램된 대로 방해 말을 하는 로봇을 사용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보고되었다. 로봇과 게임을 하는 상황에서 로봇에게 방해 말을 들었을 때 점수가 좋지 않았으며, 이런 상황이 수십 차례 반복되어도 방해 말의 영향이 사라지지 않았다.

혹자는 방해 말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방해 말을 듣고 경쟁 상대를 이기고 싶은 동기가 더 많이 생기거나 승부욕을 자극해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연구 결과가 제시되고 있기는 하다. 물론 골프는 아니다. 직접적으로 상대방과 경쟁하는 스포츠에서는 일부 도움이 되는 결과가 보고되기는 했으나, 온전히 자신의 스윙에 집중해야 하는 골프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방해 말을 극복하는 인지행동적 접근

방해 말의 영향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흔히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라'라고 말하곤 한다. 이 말은 상대방의 말을 무시하자 혹은 평정심을 찾고 본인의 스윙에 집중하자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이 방법으로 효과를 본 골퍼는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일단 방해 말을 듣고 나면 아무리 무시하려고 해도 머릿속에 계속 맴돌기 때문이다. 마치 아무리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해도 계속 떠오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렇게 맴도는 생각으로 인해 스윙이 영향을 받게 된다.

김태훈 스프칼럼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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