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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알리·테무 어린이 용품 무작위 검사에 절반은 '발암물질 범벅'

<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이건 모두 어린이들 제품 같습니다. 중국업체 알리와 테무가 판매한 어린이들 물건 중에서 의외의 제품들도 안전하지 않은 게 꽤 있었다고요.

<기자>

지금 맨 왼쪽에 보시는 이 제품 어린이용 수영모자, 머리에 바로 씌워주는 겁니다.

그런데 겉감의 코팅 부분에서 납 성분이 기준치의 20배나 나왔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웬만한 금속 소비재에 이런 검사를 실시해도 납 성분이 이 정도로 나오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든데요.

흔히 생각하기 어려운 수영모에서 이렇게 검출됐습니다.

그리고 이 제품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팔린 어린이용 차량 햇빛 가리개입니다.

이런 거 창에 붙여놓으면 아이들이 많이 만지작 거리죠.

여기서는 발암물질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디에틸 헥실 프탈레이트 DEHP가 기준치의 무려 324배나 검출됐습니다.

간이나 신장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완구를 비롯한 어린이용 제품에서 사용이 제한된 물질입니다.

그리고 어린이 키우시는 부모님들 중에는 이 상품들 뭔지 알아보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이른바 '지비츠'라고 부르는 신발 장식품입니다.

아이들 신는 슬리퍼에 이런 장식품 몇 개씩 알록달록하게 달아주는 게 꾸준히 유행하고 있는데요.

이 제품들에서는 DEHP가 기준치의 150배에서 350배, 납 성분도 기준치의 15배에서 33배까지도 검출됐습니다.

<앵커>

알리와 테무가 파는 모든 제품을 우리 정부가 검사하기에는 너무 많잖아요. 문제는 이런 제품이 적발된 비중이 컸다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기자>

이번 조사는 서울시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를 통해서 들여온 어린이용 상품을 이번에 딱 22종 검사해 본 겁니다.

그중에 절반 50%인 11종의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이렇게 수십 배에서 수백 배씩 나왔습니다.

이런 제품들이 정말 싸게 팔리기는 합니다.

우리나라 온라인몰들에서는 최소 몇 천 원씩 줘야 하는 지비츠 세트를 몇 백 원에 살 수 있습니다.

보기에는 별로 차이도 없고요.

자주 갈아 껴주는 소모품이니까 부담 없이 알리나 테무에서 사서 쓰다 버리자 하기 딱 좋은데요.

이렇게 쉽게 떠올리기 힘든 수준의 유해물질들이 검출되는 빈도가 너무 잦은 겁니다.

사실 이런 경우 처음 보는 일이 아니죠.

이달 초에는 인천세관이 알리와 테무를 통해 들어온 성인용 금속 장신구들을 400개가량 검사했는데요.

그중 25% 4개 중 1개 꼴로 납과 카드뮴 덩어리였습니다.

<앵커>

걱정되는 소식들입니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요. 알리나 테무에서 파는 것과 똑같은 제품들을 우리나라 업체들이 돈을 더 받고 팔 뿐이다. 이건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어차피 같은 제품들이다. 다 메이드 인 차이나다." 이런 얘기 많이 하죠. 

맞습니다. 다만 결정적인 차이는 우리 당국의 관리감독을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느냐 하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니다.

생활용품이나 어린이용 제품들을 수입해서 팔려면 관련 법에 따라서 안전 관리 대상인지부터 확인하고 해당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여기서 일단 이 정도 유해물질이 나오는 제품들은 1차로 걸러집니다.

그리고 국내 온라인몰 유통품들은 기술표준원 같은 곳들이 암행 검사를 대규모로 실시하고요.

문제 상품들은 바로바로 판매중지 조치, 회수 명령을 내립니다.

이게 정기적으로 반복되기 때문에 사실 이 정도의 유해물질이 무작위로 추린 검사품의 25%에서 절반까지 나오는 상황은 국내에서는 보기 어렵습니다.

알리나 테무에 대해서도 우리 당국들이 최근에 이렇게 조사를 시작했지만, 국내 유통에 대해서처럼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기는 아무래도 어렵습니다.

정보량의 차이도 큽니다.

꼼꼼히 쇼핑하는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화면 열심히 보느라 눈이 좀 아프긴 해도 국내 온라인몰에서도 상품 상세정보 제대로 올려놓은 곳들에서 물건을 고릅니다.

그런 게 좀 부실하다 싶으면 소비자 선택에서 저렵하더라도 제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알리나 테무에서는 그런 선택지 자체를 찾아보기가 좀 어려운 편이죠.

알리나 테무도 좀 더 체계를 갖춰간다고 하면 지금까지와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런 문제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 소비할 필요는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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