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성 따를래요" 성인이 낸 성 · 본 변경 청구 법원서 허가

미성년자가 아닌 성인이 자신의 성을 어머니의 성으로 변경하겠다고 낸 '성·본 변경 청구'가 법원에서 연달아 받아들여졌습니다.

오늘(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가정법원은 지난 22일 30대 여성 김 모 씨가 청구한 성·본 변경 청구를 허가했습니다.

법원은 "사건 본인의 성을 '김'으로 본을 '의성'으로 변경할 것을 허가한다"고 결정했습니다.

김 씨는 아버지의 동의서와 함께 청구서에 성평등 실현에 대해 본인이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성·본 변경이 본인의 삶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상세하게 적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는 지난달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서울가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머니의 성을 쓰고 싶은 성인 40여 명과 전국 법원에 성·본 변경 청구를 했습니다.

이들은 "성인이 직접 성·본 변경을 청구하는 경우 쉽게 허가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어머니의 성을 쓰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서울가정법원도 앞서 김 씨 외 다른 청구인 5명의 성·본 변경 청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이 5명은 가정 내 문제로 변경 청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 등의 법률자문을 맡은 법률사무소 의림의 원의림 변호사는 "김 씨의 경우 가정 내 문제가 있던 분이 아니고 부모님과의 관계도 좋기 때문에 이 같은 사례의 성인이 성·본 변경을 청구한 것은 예외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법원의 허가도 이례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성·본 변경 청구에 대한 재판부의 허가는 성평등 사회를 만들겠다는 청구 취지를 받아들였다는 의미"라며 "다만 이번 판단에 구체적인 이유가 적시되지 않아 비슷한 성·본 변경 시도를 하시는 분들에겐 한계가 작용할 수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수원가정법원 안산지원도 지난 23일 김 씨와 유사한 취지로 제기한 성·본 변경 청구 1건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수원가정법원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