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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대학가 가자전쟁 반대 시위…미국 전역으로 확산

거세지는 대학가 가자전쟁 반대 시위…미국 전역으로 확산
▲ 22일 밤(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경찰이 뉴욕대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을 체포하는 모습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 최근 다시 불붙기 시작한 가자 전쟁 반대 시위가 격화하면서 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로이터와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 후 이어졌던 대학 내 반전 시위가 지난 18일 컬럼비아대 시위를 계기로 한층 거세지고 있습니다.

컬럼비아대에서 100여 명이 체포된 데 이어 예일대, 뉴욕대, 미시간대, 미네소타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C버클리) 등 캠퍼스 곳곳에서 시위가 이어지며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2일 밤 경찰은 뉴욕대 인근에서 시위에 참여한 133명을 구금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일단 치안방해 혐의로 법정 출두 소환장을 받고 풀려난 상태입니다.

같은 날 코네티컷주 예일대에서도 가자 전쟁 반대 시위를 벌인 학생 47명 등 총 60명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들은 캠퍼스 광장에 텐트를 치고 시위를 였습니다.

대학 측은 면담 및 퇴거 요청을 했지만 이들이 응하지 않자 경찰이 해산에 나섰습니다.

피터 살로비 예일대 총장은 "시민 담론과 평화 시위에 대한 요구가 무시돼 매우 슬펐다"고 말했습니다.

살로비 총장은 유대인, 무슬림, 이스라엘인, 아랍 및 팔레스타인 공동체 구성원들이 캠퍼스 환경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습니다.

학교 측은 체포된 학생 47명에 대한 정학 등 징계 방침을 밝혔습니다.

인근의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도 학생들이 캠퍼스 안에 천막을 치고 팔레스타인 지지 구호인 '강에서 바다까지'와 'MIT를 대량 학살로 기소한다' 등을 외쳤습니다.

MIT 물리학과 한나 디데바니는 "이스라엘 국방부에서 직접 연구자금을 받는 교수들이 여럿 있다"며 "우리는 MIT에 이러한 관계를 끊을 것을 요청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미시간대 캠퍼스 광장에도 가자 전쟁 반대 시위대의 텐트가 약 40개로 늘었습니다.

미네소타대에서는 학생들이 도서관 앞에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라고 쓴 현수막과 함께 텐트촌을 설치했습니다.

일부는 "팔레스타인 해방", "가자 만세"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학교 측은 교칙 위반과 불법 침입 등을 이유로 경찰에 조치를 요청했고, 텐트는 2시간 만에 철거됐습니다.

경찰은 시위대 일부를 체포했습니다.

시위를 조직한 4학년 멀린 반 올스타인은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컬럼비아대, 뉴욕대, 예일대에서 일어난 시위에 자극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올스타인은 지난달 대학 측에 이스라엘 대학들과 관계를 끊고 이스라엘 유학 프로그램 종료, 무기 회사 채용 불허 등 이스라엘과 거리를 둘 것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서부에 있는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 훔볼트 캠퍼스에서도 현지시간 22일 밤 시위대가 건물을 점거하자 대학측이 24일까지 건물을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경찰은 시위에 참여한 3명을 체포했습니다.

서부에 있는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 훔볼트 캠퍼스에 건물 입구가 가구로 막혀 있는 모습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전국 학생회'가 온라인에 올린 사진에는 건물 입구를 가구로 쌓아 막은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UC버클리에서도 다른 학교 학생들과 연대해 캠퍼스에 텐트를 설치했고 뉴멕시코대에서도 22일부터 학생들이 텐트를 치고 가자 주민들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가자 전쟁 발발 후 미국 대학들은 학생들의 안전과 표현의 자유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해왔습니다.

그동안은 시위를 용인하는 듯한 모습이었지만, 시위가 격화되자 강력한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학생 단체들은 일부 극단적인 표현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증오나 편협함은 모두 거부한다고 주장합니다.

소수 선동적인 사람들이 전체를 대표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합니다.

학생들은 '평화를 위한 유대인의 목소리' 등과 같은 유대인 단체들이 시위에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언론이 일부 선동적인 개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캠퍼스 내에서도 논란은 여전합니다.

하버드대 박사과정 크리스티안 딜리언은 AP통신에 대학 측이 시위를 피하려는 이유는 이해하지만 학생들이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시간대 학생 레오 아우어바흐는 "증오적인 수사와 반유대주의 정서가 울려 퍼질까 봐 두려웠다"며 "캠퍼스 내에 포용적인 커뮤니티를 만들려면 건설적인 대화가 필요하지만 지금은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AP,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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