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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대표와 하이브 사이에 무슨 일이? 이번 사태 정리해 드립니다. [스프]

[뉴스스프링]

김수현 뉴스스프링
굴지의 K팝 기획사 하이브와, 걸그룹 뉴진스를 발굴 제작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하이브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경영권 탈취 시도'를 했다면서 전격 감사에 착수하는 한편 민 대표의 사임을 요구했고,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의 신인 걸그룹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했다고 주장하며 반박했습니다.

어도어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가운데 하나입니다. 모기업과 산하 레이블 가운데 전례 없는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무슨 상황인데?

22일 오전 - 하이브 "어도어 경영권 탈취 의혹"

하이브가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 또 다른 경영진 A 씨 등을 대상으로 전격 감사에 착수합니다. 하이브는 민 대표와 A 씨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대외비인 계약서 등을 유출하고,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주식을 팔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이브는 감사에 돌입하며 어도어 측 전산 자산을 확보하고, 민 대표의 사임을 요구했습니다.

22일 오후 - 민희진 대표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가 문제"

민희진 대표는 공식 입장을 내고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의혹을 제기하자 자신을 해임하려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아일릿은 하이브의 또 다른 레이블인 빌리프랩 소속으로 방시혁 의장이 프로듀싱에 참여해 최근 데뷔한 5인조 신인 걸그룹입니다.

걸그룹 아일릿 데뷔 쇼케이스
민 대표는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는 빌리프랩 레이블 혼자 한 일이 아니며 하이브가 관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아류'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또,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은 '어이없는 언론 플레이'라며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의 문화적 성과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항의가 어떻게 어도어의 경영권을 탈취하는 행위가 될 수 있느냐'고 부인했습니다. 민 대표는 '뉴진스가 일궈온 문화적 성과를 지키고, 더 이상의 카피 행위로 인한 침해를 막고자 모든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밝혀 사퇴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 반박 또 반박

어제(23일) 이후 양측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없는 가운데 이런저런 개별 보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치열한 여론전이 벌어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박지원 하이브 CEO는 23일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사내 분위기 다잡기에 나섰습니다. 그는 '이번 사안은 회사 탈취 기도가 명확하게 드러난 사안이어서 이를 확인하고 바로잡고자 감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건들은 아일릿의 데뷔 시점과는 무관하게 사전에 기획된 내용들'이라고 했습니다. 민 대표가 공식 입장에서 '아일릿의 뉴진스 베끼기에 항의했더니 나를 해임하려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으로 보입니다.

하이브가 감사 과정에서 찾아낸 문건의 구체적인 내용도 알려졌습니다. 이 문건들은 민희진 대표의 측근 A 씨가 지난달 23일과 29일 작성한 업무 일지입니다. '외부 투자자 유치 방안', '하이브는 어떻게 하면 팔 것인가', '궁극적으로 빠져나간다', '우리를 아무도 못 건드리게 한다' 등의 문장이 등장합니다.

하이브는 민 대표 측이 하이브가 어도어 지분을 팔게끔 압박하는 방안을 고민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민 대표가 아일릿이 뉴진스를 따라 했다고 강하게 비판한 것도 이 '압박 방법' 가운데 하나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김수현 뉴스스프링
민 대표가 하이브 내부 면담 자리에서 '아일릿도, 투어스도, 라이즈도 뉴진스를 베꼈다'고 말했다는 얘기, 외부에서 '방탄소년단도 나를 베껴 만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한 '정황'이 담긴 문건도 확보했다는 얘기도 전해지면서 해당 그룹의 팬들까지 동요했습니다. 또, 증권가에서는 민 대표와 하이브가 어도어의 스톡옵션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반면 어도어 민희진 대표는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하이브에서 주장한 것처럼 어도어의 경영권 탈취를 시도하려 한 적이 없다. 제가 가진 18%의 지분으로 어떻게 경영권 탈취가 되나"라며 "80% 지분권자인 하이브의 동의 없이는 어도어가 하이브로부터 독립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이브의 감사 착수는 "제가 한 달여 전부터 지난주까지 하이브와 관련한 내부 고발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감사 결과 발표도 아니고 감사 통보와 동시에 대외 기사를 내는 경우가 있는지 의아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돈이 목적이었다면 애초에 이런 내부 고발,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이브는 경영권 취득을 프레임으로 잡은 것 같다. 피프티 사건이 선례로 남지 않았나. 난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경영권 탈취 시도' 정황이 담겼다는 내부 문건을 작성한 당사자도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했습니다. 어도어 부대표 A 씨는 "언론을 통해 알려진 '어도어 내부 문서'는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을 적은 것이며, 민희진 대표를 비롯한 어도어의 다른 경영진과 논의한 사항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개인적인 고민을 담은 것"이라며, "하이브와 어도어 간의 오랜 갈등 상황에 대한 고민이 배경"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실행으로 이행한 적도 없는 사견인 '메모' 수준의 글이 단지 회사 노트북에 저장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하이브에 유출되고, 그것이 마치 거대한 음모를 위한 '내부 문서'인 것처럼 포장돼 여러 기사에 언급되고 있다는 점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 걸음 더 - 사태 장기화되나

하이브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에게 오늘(24일) 오후 6시가 시한인 감사 질의서를 보내놓은 상태입니다. 이 질의서에서 경영권 탈취 시도와 외부 접촉 의혹 등을 질의했는데요, 민희진 대표는 지금까지 이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이브는 또, 어도어 경영진 교체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는데요, 어도어는 상장회사가 아니고 주주 구성도 단순합니다. 하이브 80%, 민 대표 18%, 그리고 기타 2%로 구성돼 있죠. 만약 주주총회가 열린다면 최대 주주인 하이브가 경영진 교체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민 대표 측이 장악하고 있는 어도어 이사회가 순순히 주총 소집 결의를 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결국 이 사태는 법정 분쟁까지 가면서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민 대표 측은 법무법인 세종과 손잡았고, 하이브는 김앤장 등을 선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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