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주요 병원의 수술이 반토막 나고 외래 진료가 크게 줄어든 상태에서, 추가적인 진료 축소가 시행될 경우 환자들의 불편은 극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공의 집단 이탈 후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는 병원들의 경영난 역시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늘(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서울의대와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미 휴진 날짜를 확정한 데 이어 나머지 의대 교수들도 휴진을 검토 중입니다.
'빅5'로 불리는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의대는 서울대·연세대·가톨릭대·울산대·성균관대 등 5곳입니다.
성균관대 의대를 제외한 의대 4곳이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에 참여하고 있는데, 전의비는 전날 총회에서 각 병원 상황에 맞춰 다음 주 중 하루 휴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서울의대 교수들은 이달 30일 하루 서울대병원에서 응급·중증·입원 환자 등을 제외한 일반 환자 진료를 중단합니다.
울산의대 교수들은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내달 3일부터 주 1회 휴진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의대 교수들은 향후 주 1회 휴진 등 주기적인 진료 중단을 이어갈지 다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연세의대, 가톨릭의대, 성균관의대 역시 교수들이 정신적·신체적 한계에 이르렀다고 보고 휴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세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오늘 오후 교수 회의를 열어 휴진 등 전의비에서 결정된 사항을 포함해 현 사태에 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성균관의대 교수협 비대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휴진 여부에 대해 논의 중"이라면서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의비에 참여하는 의대 4곳에 성균관의대 교수들까지 휴진에 가세할 경우 서울시내 주요 대형병원 5곳이 모두 일주일에 하루는 진료를 멈출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응급·중증·입원 환자에 대한 진료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전공의 집단 이탈에 이어 현장을 지켜왔던 교수들마저 진료를 멈추겠다고 하면서 환자들의 불안은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미 상급종합병원이 수술을 절반 넘게 줄였고, 외래진료도 대폭 축소한 상황에서 휴진이 더해지면 애꿎은 환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습니다.
당장 서울대병원은 교수들의 휴진 예정일인 이달 30일, 서울아산병원은 내달 3일 진료가 예약된 환자들의 극심한 불편이 예상됩니다.
각 병원은 우선 휴진하는 교수와 당일 예정된 진료 등 상황을 파악한 뒤, 진료 일정을 조정하거나 다른 교수를 연계해주는 등의 조처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의대 교수들은 이러한 휴진은 환자 안전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조치라며, 응급·중증·입원 환자에 대한 진료는 유지된다는 점을 주목해달라고 강조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빅5 병원 관계자는 "교수들은 대개 일주일에 3회, 반일 정도 외래진료를 하는데 휴진으로 얼마만큼의 진료가 줄어들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병원에서는 환자들에게 (휴진에 참여하지 않는) 다른 교수를 연결해주거나,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진료 축소 등에 따른 주요 병원들의 경영 악화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서울시내 대형병원은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이후 매일 수십억 원의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연세의료원), 서울대병원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허리띠를 졸라매는 중입니다.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전공의 사직 사태 발생 직후인 올해 2월 하순부터 지난달까지 전공의 수련병원 50곳의 수입은 무려 4천238억 원 감소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전공의 집단행동이 시작된 2월 20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40일간 의료분야 순손실이 511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빅5 병원 관계자는 "교수 개인이 자율적으로 휴진에 참여하는 분위기로 안다"면서도 "교수들이 휴진하는 만큼 진료가 줄어들면서 경영상 문제는 악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