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
충청북도와의 민사 소송에서 패소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유가족과 부상자가 억대 소송 비용을 면제받을 길이 열렸습니다.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는 오늘(23일) 제천 화재 참사 유가족 등이 제출한 '소송비용 면제 청원'을 원안대로 의결한 뒤 본회의로 넘겼습니다.
이동우 위원장은 "화재로 인한 사회적 파급력, 공공기관의 신뢰도, 도민 화합을 위한 대승적 결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해당 청원은 도지사가 처리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17년 12월 21일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습니다.
소방합동조사단과 경찰은 소방 장비 관리 소홀, 초기 대응 실패로 인명 피해가 커졌다고 봤습니다.
이후 충청북도의 위로금 지급 협의 과정에서 유가족 측은 도내 소방 최종 책임자인 도지사의 책임 인정을 요구했고,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소송으로 이어졌습니다.
유가족 202명과 부상자 4명이 충청북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법원은 소방 당국의 과실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그 과실로 인해 피해자들이 사망하기까지의 인과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1심부터 대법원 상고심까지 모두 충청북도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패소로 1억 7,700만 원의 소송 비용까지 물게 된 유가족 등은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었으나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경제적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 구제를 위해 소송 비용 면제를 결의해 달라"며 지난 10일 도의회에 청원을 냈습니다.
해당 청원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도의회는 도에 소송비용 면제 방안 마련을 요구할 방침입니다.
도는 의회 심의 과정에서 "대승적 차원에서 청원을 인용해 달라"는 의견을 냈던 만큼 지방자치법 139조 채무 면제 규정에 따른 새로운 동의안을 만들어 도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동의안이 도의회 의결 절차를 거치면 제천 화재 참사 유가족과 부상자는 소송 비용을 모두 면제받게 됩니다.
(사진=충북도의회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