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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 허영인 회장 재판행…"노조 탈퇴 실적 경쟁"

<앵커>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을 탈퇴하라고 종용한 혐의를 받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어느 부서에서 탈퇴를 더 많이 했는지, 실적 경쟁을 시킨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현장의 한 간부에게서는 그만하면 안 되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김상민 기자입니다.

<기자>

SPC그룹의 부당 노동행위 의혹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민주노총 측에는 조합원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차별 등 불이익을 주는 한편, 국회나 언론 등 외부 비판에 대응할 때는 사측과 가까웠던 한국노총 인사를 내세웠다는 겁니다.

검찰은 두 줄기 범행이 허영인 SPC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고 보고 허 회장을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SPC 대표이사를 지낸 서병배 전 고문 등 임직원 16명과 자회사 법인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앞서 구속 기소된 황재복 대표이사까지 포함하면 부당 노동행위로만 18명이 무더기로 기소된 겁니다.

지난 2021년 초, 허 회장 지시로 시작된 조합원 탈퇴 작업은 이듬해 7월까지 사업부 간 실적 경쟁을 붙이는 방식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담을 느낀 현장의 중간간부조차 "그만하면 안 되냐"는 의견을 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허 회장은 한국노총 소속 노조위원장이 그룹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측 이익에 맞게 인터뷰한 기사들을 수시로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검찰은 허 회장 의중에 따라 서 전 고문이 언론 대응 지침을 하달한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도 확보했습니다.

허 회장이 과거 배임 등 혐의로 수사받을 당시 검찰 수사관에게 돈을 주고 수사 기밀을 빼내는 데 관여했는지도 규명 대상이었지만, 뇌물죄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기밀을 보고받은 사실까지는 확인했다면서도 뇌물을 건넨 과정에서 공모한 증거는 확보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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