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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탑승시설 갖춘 버스는 1대 뿐"…광역·고속버스는 아직도

<앵커>

지하철은 그래도 상황이 나은 편입니다. 휠체어를 타고 광역버스와 시외버스를 이용하기는 어렵습니다. 휠체어 탑승시설을 설치해 달라고 장애인들이 소송을 냈는데 10년째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내용은 여현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뇌성마비로 전동 휠체어를 사용 중인 김민정 씨.

[잘 다녀오겠습니다.]

경기도 구리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민정 씨 집 앞에는 광역버스가 서지만 휠체어 탑승시설이 있는 버스는 이 노선 전체에서 단 1대뿐입니다.

오전 8시 30분, 버스를 기다려봤습니다.

[저상버스 언제 오나요?]

[(저상)2층 버스가 10시 31분 출발이거든요.]

[지금 두 시간을 기다려야….]

2시간 동안 민정 씨가 탈 수 있는 버스는 없었습니다.

더 먼 곳으로 가야 할 경우는 더 막막합니다.

교통약자 탑승시설이 설치된 고속버스와 시외버스가 전국에 단 한 대도 없기 때문입니다.

민정 씨 등 교통약자 3명은 광역, 고속버스를 운행하는 버스회사 2곳과 지자체를 상대로 지난 2014년 휠체어 탑승시설을 설치해 달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1, 2심 재판부는 버스회사 2곳에게 휠체어 탑승시설을 설치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회사의 재정 등을 고려할 때 '즉시', '모든' 버스에 적용하는 건 비례원칙에 반한다며 파기환송했습니다.

원고들이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 특정 노선에 한해 설치하라는 취지였습니다.

원고들은 버스를 탈 장소와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며 맞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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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정부 지원으로 서울-부산 등 4개 노선에 한해 휠체어 탑승 고속버스가 도입됐지만 이용률이 저조해 모두 운행 중단됐습니다.

그래서 원고들은 '버스 사전 예약시스템'을 도입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휠체어 탑승 버스를 지정해 두고 사전에 어디로 갈지 정해 예약하면 그 노선에 해당 버스를 배차하자는 겁니다.

버스회사 측은 재정 상황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김민정/교통약자 소송 원고 : 10년의 세월이 걸릴 정도로 그런 내용인가, 그렇게 힘든 건가 생각이 드네요.]

파기환송심 결과는 오는 6월 나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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